네덜란드의 잊혀진 채소 : 우엉
안녕하세요. 아워플래닛의 네덜란드 특파원 안소연입니다. 추운 겨울, 따듯하게 지내고 계시나요?? 😊
이번 더치 플래닛뉴스에는 겨울 채소 중 하나인 유럽 ‘우엉’에 대해서 얘기해보려합니다. 우리에게는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 또는 조림으로 즐겨 먹는 재료로 익숙하죠. 하지만 네덜란드에서의 우엉은 ‘잊혀진’ 채소랍니다.

Grote Schorseneer, Black Salsify
Grote Schorseneer, Black Salsify
겨울철 유기농 슈퍼마켓이나 동네 청과물 가게에서 간혹 볼 수 있었던 우엉은, 웰빙 라이프스타일과 다양성에 관심이 높아진 요즘 아주 조금씩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곳의 우엉의 재배는 9월부터 3월까지인데, 10월에 수확한 우엉은 겨울에 수확한 우엉보다 맛이 가볍고, 프레쉬 하기때문에 추운 지금 이 맘때인 겨울에 수확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우엉의 껍질을 벗기면 끈적한 우유즙 같은 것이 나와 손이 더러워질 뿐만 아니라, 옷이나 주방 조리대에 제거하기 힘든 검은 반점도 생깁니다. 이런 이유로 우엉은 ‘주부의 슬픔’이라는 이름을 가지기도 하지요.

유럽 우엉의 원래 원산지는 남부 유럽입니다. 지금의 스페인 지역을 일대로 많은 야생 우엉과 식물이 자랐다고 합니다. 우엉을 식용 재료로 먹는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에서의 우엉은 오랜 시간 동안 약용으로만 재배되었습니다. 특히, 상처나 열병, 독사 물림이나 전염병 등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약으로 많이 쓰였습니다. 실제로 유럽 우엉에는 우리의 배와 뇌에 좋은 영양소가 충분히 들어가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당의 일종인 ‘이눌린’(inulin) 과 같은 유익한 다당류를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이눌린은 장내 세균들의 식품 공급원이 되줍니다. 그리고 뇌에 중요한 영양소라 알려진 아미노산 아스파라긴(amino acid asparagine) 이 풍부하고, 비타민 c, 철분과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현재는 주로 네덜란드, 벨기에와 프랑스에서 재배합니다. - 위에 그림은 네덜란드 지도이며, 초록색 스티커는 우엉 재배지역을 가리킵니다.

우엉은 집안 화분에서도 키울 수 있습니다. 뿌리가 60cm 이상 자라는 점을 생각하면 깊이가 깊은 화분을 선택해서 뿌리에 필요한 모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좋으며, 가볍고 부식질이 풍부한 토양이 필요합니다. 화분에서 자라는 우엉의 장점은 화분을 뒤집어 쉽고 빠르게 수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화분을 사러 가봐야겠어요! 😊

쌉쌀하면서도 구수한 맛을 가진 우엉은, 이곳에서 아스파라거스처럼 삶거나 굽고, 조림을 해서 먹거나 종종 생으로 먹기도 합니다. 샐러드에 넣어 먹을 때에는 뿌리만 먹는 것이 아니라 우엉의 꽃도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요. 샐러드에 꽃잎을 같이 넣으면 좀더 풍부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꽃이 통통하다면, 그 자체를 쪄서 먹어도 좋으니 화분에 우엉을 키우시는 분은 도전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눈 내리는 연말에 포근한 집에서, 제철인 우엉과 함께 감자, 양파와 각종 채소와 묵직한 크림을 넣어 따듯한 우엉 스프를 만들어 드셔보시는 건 어떨까요?! 😊
[참고]

디자이너 안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