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해조류 이야기

바다를 생각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저는 제 코를 깨우는 시원한 바다 내음과 폭신한 모래에 여기저기 널브러진 미역들이 생각납니다. 다양한 모양을 가진 색색의 미역을 주워 미끌미끌한 미역을 쥐고 있으면 마치 어렸을 때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저에게 미역은 어렸을 적 기분이 좋았던 바닷가의 추억이기도, 고픈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맛있는 영양분이기도 합니다. 미역국은 생일날 가족들과 보낸 따듯한 추억과 엄마의 사랑을 떠올리게 하죠. 부모님 품인 한국을 떠나 네덜란드에서 살게된지 어연 5년째인 저는, 엄마의 품이 그리울 때마다 한인마트에서 미역을 사와서 참기름과 볶아 간단한 미역국을 요리를 해먹는데요. 아쉽게도 네덜란드에는 ‘식용’미역이 흔하지 않아 자주 해먹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이런 아쉬움과 개인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네덜란드의 해조류 문화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하였습니다.
전세계 글로벌 해조류 시장의 77%는 식용으로 사용됩니다. 해조류를 음식으로 먹는 아시안 음식 문화가 점점 더 글로벌화 되고 건강한 음식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채식주의자들의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유럽이나 다른 서양권 나라에서도 해조류는 음식으로 종종 소비되고 있으며, 그 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2030년까지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은 지역(EU) 재배 해초를 전체 비중의 24% 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의 해조류를 지속가능한 혁신적 산업분야에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천연 해조류로 염색한 직물
천연 해조류로 염색한 직물
Farm.
Zeewaar는 해조류를 재배하고, 가공하고, 판매하는 네덜란드 최초의, 완전한 해조류 생산 로컬 팜입니다. Zeewaar의 미션은 더 건강한 식량 시스템과 생태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해조류의 재배와 함께 냉동 다시마와 미역, 건조 해조류와 염장된 해조류 그리고 해조류 허브와 같은 그들만의 자체 made in Netherlands 해조류 제품을 판매합니다.
Food.
현재 네덜란드 마켓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식용 해조류는 우리가 흔히 다시마라고 하는 ‘콤부’, 김을 일컫는 ‘노리’ 그리고 미역인 ‘와카메’ 이렇게 세 종류입니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유럽 사람들은 해조류를 일본 음식인 ‘스시’에서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해조류의 영어 이름에 일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조류의 다양한 맛과 잠재성에 매료된 셰프들은 해조류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비건 버거인 Dutch (Sea)Weed Burger가 있습니다. Dutch Weed Burger의 패티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짭짤한 콩 칩과 네덜란드 남쪽 Zeeland 지역의 로컬 팜에서 나오는 로얄 콤부(다시마)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버거에 사용되는 콤부는 100% 로컬에서 재배되었으며 지속가능하게 재배된 다시마입니다.
Innovation.
‘해초 농부들’이란 이름을 가진 Zeeboerderij-Ijmond는 깨끗한 바다를 꿈꾸는 젊은 사업가들이 운영하는,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기반 지속가능한 기업입니다. Zee Farm Ijmond는 바다 관점에서 고안된 솔루션입니다. 그들은 해조류를 바다 속 '마지막 안정망'이라 생각하고 이산화탄소(Co2) 가 산소로 전환하는 동안 미네랄과 같은 영양분을 포획하는 바이오 필터로 사용합니다.
Design.
해조류의 다양한 쓰임새와 미학은 디자이너들도 매료시킵니다. 네덜란드의 지속가능한 Material 디자이너인 Nienke Hoogveliet는 North Sea (네덜란드와 영국, 덴마크를 마주하는 바다)와 아이슬란드 해변에서 자라는 해조류들로 천연 염색을 하였습니다. 그녀는 실제로 각기 다른 해조류가 다양한 색을 내는 것과 해조류를 이용해 직물을 염색을 하는 법을 고안하고 예술적으로 나타내었습니다.

디자이너 안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