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June 2021

VOL.1


planEAT news

반가워요. 플래닛 뉴스 구독자 여러분! 

드디어 아워플래닛의 첫 구독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아워플래닛은 우리가 챙겨 먹는 삼시 세끼가 세상을 조금 더 이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지속가능한 푸드 큐레이션 플랫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챙기는 간단한 먹거리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즐기는 특별한 한 끼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즐기는 특별한 한 끼에서, 여유로운 주말 집에서 차리는 소박한 밥상에서부터 시작하는 작은 변화가 나의 삶을, 그리고 우리의 지구를 조금 더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면 우리 함께 해 볼 만하지 않을까요? 

일상의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알찬 이야기들과 레시피, 재미난 제안을 가지고 여러분을 찾아갈게요. 

FOR EARTH, FOR US! 

우리를 위해, 우리의 지구를 위해 아워플래닛과 함께 맛있는 하루하루를 만들어봐요! 

 6월 첫째 주의 플래닛 뉴스

오늘은 지난 월요일이었던 바다의 날과 오는 화요일의 세계 해양의 날을 기념해 아워플래닛이 사랑하는 #바다이야기를 잔뜩 싣고 왔습니다.


  1. 6월에 꼭 먹어야 하는 식재료 이야기, 음식탐험가 장민영이 전하는 계절의 기억에서 알아봅니다. 
  2. 바다를 아끼는 마음과 우리의 미식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김태윤 요리사의 생각을 나눌게요.
  3. 바다 건너 네덜란드의 해조류 이야기는 아워플래닛의 해외특파원! 안소연 디자이너가 전합니다. 
  4. planEAT recipe에서는 이번 주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먹고 싶은 아쿠아파짜 레시피를 알리구요. 
  5. Book of the Month에서는 여러분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고 싶은 책을 살펴볼게요.
  6. For Earth, For Us에서는 여러분과 함께 도전하고 싶은 작은 행동을 제안합니다.

계절의 기억  6월:성게

뾰족한 가시껍데기가 품은 달큰한 바다의 속살 

성게 Sea Urchin


‘아리스토텔레스의 등불'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괴상한 모양의 해산물, 성게! 
이번 달에 소개할 여름의 기억입니다. 😊
날카로운 가시 속에 그렇게 곱고 부드러운 속이 들어있다는 것을 누가 알 수 있었을까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속을 봐야 진짜지요. 성게는 전세계 900여종이 서식하며 우리나라에는 30여종의 성게가 살고 있습니다. 그 중 우리나라 해역에서 채취하여 식용할 수 있는 성게로는 보라성게, 둥근성게, 말똥성게, 북쪽말똥성게, 분홍성게 등이 있습니다.
보라성게와 북쪽말똥성게
보라성게와 북쪽말똥성게

“옛날에는 죄다 일본으로 수출하느라고 우리는 먹을 것도 없었다고. 돈을 벌어야 하니까. 지금은 그래도 입이 호강하지. 성게 잔뜩 넣고 밥도 비벼 먹고 물회도 말아먹고. 남겨서 성게젓도 담잖아. 그래도 제일 맛있는 거는 이렇게 바로 떠서 생미역에 싸먹는거야.”

수온이 비교적 높은 제주해와 남해에는 주로 보라성게와 말똥성게가, 수온이 낮은 동해에는 주로 둥근성게와 북쪽말똥성게가 서식합니다. 지역과 종에 따라 성게소가 가득 차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니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부지런해진다면 우리나라 바다의 개성 있는 성게들을 모두 맛볼 수 있답니다. 이렇게 사시사철 성게소를 즐길 수 있다면서 굳이 제가 이번 달에 성게를 드시라!!! 이야기 드리는 이유는, 여름이 시작되는 지금이 개체 수가 가장 많은 제주의 보라성게와 강원과 경북의 둥근성게가 열심히 속을 채울 때이기 때문이에요. 보라성게와 둥근성게가 산란을 마칠 무렵부터는 강원도의 북쪽말똥성게가 몸을 채울 때입니다. 일본으로 전량 수출하며 귀한 몸값을 자랑하던 이 성게는 성게 중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 살며 한창 소를 채울 때에는 성게 특유의 녹진함에 홍게살 맛을 닮은 옅푸레한 싱그러움까지 느낄 수 있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게랍니다. 찬바람이 본격 불어오면 부산으로 갑니다. 앙장구! 다들 들어보셨죠? 말똥성게가 뽐을 낼 차례입니다.


부드럽고 달짝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성게알은 사실 성게의 정소와 난소라는 사실, 모두 알고 계시지요? 산란을 앞두고 몸 가득 맛을 채웠을 지금이야 귀한 대접을 받는 성게지만 늘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엄청난 번식력과 먹성을 자랑하는 탓에 바다 사막화의 주범이 되는 성게는 생식소가 비어버리는 시기가 되면 귀한 몸값은커녕 수거 작업 대상 1호가 되는 바다의 천덕꾸러기입니다. 우리의 관심 밖으로 몰리는 그 찰나의 시기에 해조류를 몽땅 먹어버려 갯녹음 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성게.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는 더 열심히! 성게를 먹어야 한답니다!!! 

#미식가가바다를지키는방법 👉 ‘국산’ 성게를 맘껏 즐기기! (국산!을 강조한 이유는 또 기회가 될 때 말씀 드릴게요.)


해녀 어머니들께서 알려주신 성게를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은 생미역에 싸서 날것 그대로의 바다를 즐긴다입니다. 이렇게 성게 전문가가 알려주신 방법을 실컷 즐겼다면 양푼 가득, 하얀 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성게소를 쏟아 붓고 비벼보아요. 녹진한 성게소가 밥알을 감싸 안고 입안을 구를테지요. 욕심껏 먹고도 아쉽다면 성게젓을 담가 보세요. 끼니마다 꺼내 국수에 비비고 따끈한 밥에 비비게 되실걸요. 폭신폭신 달걀찜에 넣어도 기름 넉넉히 둘러 성게전을 지져도 별미인 성게! 이번 여름에 놓치지 않아야 할 첫 번째 식재료입니다. 

#계절의기억 #seasonalflavor #여름의맛 #여름의기억 #성게 



글&그림 by 음식탐험가 장민영


우리가 사랑한 바다  part.1

강원 고성군 아야진 해변
강원 고성군 아야진 해변

여러분들에게 바다란 어떤 곳인가요?
저는 오래전부터 바다를 좋아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 남아 있는 바다의 풍경은 외가가 있는 부산의 해변입니다. 여름방학이 되면 한 달이 넘게 외가에 머무르며 사촌들과 함께 대부분의 날들을 바닷가에서 보냈습니다. 투명한 바닷물은 왜 파랗게 보이는 지,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어디에서 오는건지, 반짝이는 수평선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린 저에게 바다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미지의 대상이자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스쿠버 다이빙이나 서핑 같은 해양스포츠를 통해 조금 더 바다와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파도 위를 가로지르는 짜릿한 쾌감도 좋았지만 그저 서핑 보드에 앉아 잔잔한 파도에 몸을 맡긴 채 고요한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져서 저는 파도가 없는 날에도 종종 서핑을 하러 바다로 나섰습니다.

처음 바다 속에 들어간 날의 감동도 떠오릅니다. 수족관에서나 보았던 물고기들이나 바다거북과 함께 형형색색의 산호초 사이를 유영하는 것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바다 속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경이로웠고 한눈에 담기도 벅찬 광활하고 장엄한 광경 앞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꼈습니다. 영롱한 푸른 바다 속에서 한없이 자유로워 보이는 바다생물들을 보고, 저는 생전 처음으로 그들이 야생동물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선’ 이 아닌 우아하고 아름다운 생명체로 그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 것이지요.

충남 홍성의 한 위판장 (사진 속 여자분의 손 길이는 15cm 정도입니다)
충남 홍성의 한 위판장 (사진 속 여자분의 손 길이는 15cm 정도입니다)
Great barrier reef, Australia
Great barrier reef, Australia

생선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에 저희 집 식탁에는 늘 고기반찬보다 건어물과 생선으로 만든 반찬이 많았습니다. 때가 되면 외할머니께서 보내주시는 제철 생선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도 고기보다 생선을 선호하게 되었고 요리사가 된 이후로도 생선요리 레시피들을 모으고 연습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런 연유로 지금도 저는 레스토랑에서 어패류를 이용한 요리를 메뉴로 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요리를 업으로 삼고 지낸 지난 십 수년 동안 레스토랑에서 차리는 식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시장의 생선들은 해가 다르게 점점 작아지다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작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있는 것들도 너무 비싸거나 점차 수입산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일부 자연산 재료들은 더 이상 잡히지 않아 메뉴에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분들은 해마다 ‘예전같지 않다’ 는 말을 되풀이 하셨습니다.

환경에 대한 저의 관심은 좋은 식재료에 대한 탐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제 주방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누가 생산했는지, 어떻게 기르고 수확하는 지 와 같은 호기심은 언제나 왜 그런가에 대한 답을 요구했고 저를 그 전까지 몰랐던 자료들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책과 자료들을 통해 접한 바다의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본질에 파고 들수록 당황스럽고 충격적인 사실들과 마주해야 했고 대부분의 자료들은 인간의 잔인함과 탐욕의 결과를 말해주고 있었기에 마음을 무겁고 슬프게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가 좋아하는 바다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무지했는지 서서히 알게 되었습니다.

한때는 저도 레스토랑에서 알이 꽉 찬 도루묵이나 주꾸미, 총알 오징어로 많은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마리 수로 합치면 수 천마리는 될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노가리나 산낙지, 풀치 같은 것들을 안주나 반찬으로 먹기도 했지요. 참치나 연어회도 좋아하는 횟감이자 즐겨 사용하는 재료였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속상하고 후회되는 일이지만 이제라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재료를 어떻게 사용해야할 지에 대한 요리사로서의 제 생각과 결정은 요리 자체만큼이나 잘 하고싶은 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강릉 사천해변에서 수거, 2020
강릉 사천해변에서 수거, 2020

사회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 Roman Krznaric 은 우리가 미래를 마치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식민지처럼 다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에 따르는 막대한 사회적, 생태적 부채를 고스란히 다음 세상에 전가하고 있는 것이지요. 바다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어업이나 생태계 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늘 있던 식재료가 식탁에서 없어진다는 것은 그로 인해 파생된 문화들도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 바다에서 더 이상 잡히지 않는 명태는 전량 수입산에 의존하게 되었고 명란젓, 코다리찜, 북어국 같은 친숙한 우리 머지않아 식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운명에 놓여 있습니다. 더 이상 노가리가 잡히지 않으니 ‘노가리 까다’ 라는 말도 일상의 대화에서 없어질 지 모릅니다.


우리의 바다는 과연 예전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갖가지 비관적인 통계들과 전망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은 아직 바다가 스스로를 회복할 능력을 잃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물론 회복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인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입니다. 자연을 파괴하려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 생활방식의 모든 부분이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을 뿐이지요. 1인당 수산물 소비량 세계 1위,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2위. 대한민국이 기록하고 있는 이 두 가지 의미 있는 수치는 우리가 바다와 바다생물들에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이유와 그 책임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전남 보성군 회천면
전남 보성군 회천면

바다가 처한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들은 유한한 자원인 바다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장의 확실한 변화로 바다를 예전의 상태로 돌릴 수는 없지만 복구를 위한 시작은 우리 개개인의 관심에서 출발하여야 합니다. 막막해 보이기만 하는 문제들 앞에서 이따금씩 저는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 노력이 의미있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관심있게 지켜보고 알아보는 것으로 상황과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할 수 있었고 내 행동의 방향에 기준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의식 있는 행동과 현명한 소비를 통해서 저와 여러분도 바다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에 충분한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과 기관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구독레터에서는 우리의 바다를 위한 대책과 노력들에 대해 소개하고 요리사로서 제 나름의 바다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바다가 비어가고 죽어가는 동안에도 무심한 사람들의 눈에 그 수면과 파도는 여느 때처럼 평화롭게 보입니다.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바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여러분도 저처럼 바다를 좋아하시나요?

제주 성산 광치기해변
제주 성산 광치기해변

글&그림 by 요리사 김태윤


네덜란드 해조류 이야기

바다를 생각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저는 제 코를 깨우는 시원한 바다 내음과 폭신한 모래에 여기저기 널브러진 미역들이 생각납니다. 다양한 모양을 가진 색색의 미역을 주워 미끌미끌한 미역을 쥐고 있으면  마치 어렸을 때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저에게 미역은 어렸을 적 기분이 좋았던 바닷가의 추억이기도, 고픈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맛있는 영양분이기도 합니다. 미역국은 생일날 가족들과 보낸 따듯한 추억과 엄마의 사랑을 떠올리게 하죠. 부모님 품인 한국을 떠나 네덜란드에서 살게된지 어연 5년째인 저는, 엄마의 품이 그리울 때마다 한인마트에서 미역을 사와서 참기름과 볶아 간단한 미역국을 요리를 해먹는데요. 아쉽게도 네덜란드에는 ‘식용’미역이 흔하지 않아 자주 해먹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이런 아쉬움과 개인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네덜란드의 해조류 문화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하였습니다.   



해조류 문화는 네덜란드에서 여전히 새로운 존재입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바위가 적은 네덜란드에서는 해조류가 많이 자라지 않아, 해조류 문화가 많이 발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해조류의 지속가능한 측면의 전망 때문에 네덜란드의 해조류 산업 규모는 엄청납니다. 저는 해조류 애호가일 여러분께😊 음식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문화적 접근을 제공하기 위해 저를 들뜨게 하는 네덜란드 해조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At Hoek van Holland, in the Netherlands
At Hoek van Holland, in the Netherlands

전세계 글로벌 해조류 시장의 77%는 식용으로 사용됩니다. 해조류를 음식으로 먹는 아시안 음식 문화가 점점 더 글로벌화 되고 건강한 음식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채식주의자들의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유럽이나 다른 서양권 나라에서도 해조류는 음식으로 종종 소비되고 있으며, 그 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2030년까지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은 지역(EU) 재배 해초를 전체 비중의 24% 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의 해조류를 지속가능한 혁신적 산업분야에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Farm. 

Zeewaar는 해조류를 재배하고, 가공하고, 판매하는 네덜란드 최초의, 완전한 해조류 생산 로컬 팜입니다.  Zeewaar의 미션은 더 건강한 식량 시스템과 생태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해조류의 재배와 함께 냉동 다시마와 미역, 건조 해조류와 염장된 해조류 그리고 해조류 허브와 같은 그들만의 자체 made in Netherlands 해조류 제품을 판매합니다. 




Food. 

현재 네덜란드 마켓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식용 해조류는 우리가 흔히 다시마라고 하는 ‘콤부’, 김을 일컫는 ‘노리’ 그리고 미역인 ‘와카메’ 이렇게 세 종류입니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유럽 사람들은 해조류를 일본 음식인 ‘스시’에서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해조류의 영어 이름에 일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조류의 다양한 맛과 잠재성에 매료된 셰프들은 해조류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비건 버거인 Dutch (Sea)Weed Burger가 있습니다. Dutch Weed Burger의 패티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짭짤한 콩 칩과 네덜란드 남쪽 Zeeland 지역의 로컬 팜에서 나오는 로얄 콤부(다시마)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버거에 사용되는 콤부는 100% 로컬에서 재배되었으며 지속가능하게 재배된 다시마입니다.  




Innovation. 

‘해초 농부들’이란 이름을 가진 Zeeboerderij-Ijmond는 깨끗한 바다를 꿈꾸는 젊은 사업가들이 운영하는,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기반 지속가능한 기업입니다. Zee Farm Ijmond는 바다 관점에서 고안된 솔루션입니다. 그들은 해조류를 바다 속 '마지막 안정망'이라 생각하고 이산화탄소(Co2) 가 산소로 전환하는 동안 미네랄과 같은 영양분을 포획하는 바이오 필터로 사용합니다.  




Design. 

해조류의 다양한 쓰임새와 미학은 디자이너들도 매료시킵니다. 네덜란드의 지속가능한 Material 디자이너인 Nienke Hoogveliet는 North Sea (네덜란드와 영국, 덴마크를 마주하는 바다)와 아이슬란드 해변에서 자라는 해조류들로 천연 염색을 하였습니다. 그녀는 실제로 각기 다른 해조류가 다양한 색을 내는 것과 해조류를 이용해 직물을 염색을 하는 법을 고안하고 예술적으로 나타내었습니다. 


글&그림 by 디자이너 안소연


planEAT recipe

Acqua pazza: 남이탈리아풍의 가자미찜

아쿠아 파짜는 원래 갓 잡은 생선을 바닷물과 올리브오일로 조리한 어촌의 음식으로 남부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요리입니다. 흰살 생선이면 어떤 것을 사용해도 좋지만, 이 레서피에서는 가자미를 사용했습니다. 간단하면서 푸짐하게 즐길 수 있어서 손님 초대용으로도 좋은 요리입니다.



재료.

가자미 1마리, 바지락 300g, 방울토마토 200g, 블랙올리브 15알, 바질잎 10장, 페페론치노 2개, 감자 1개, 레몬1/2개, 화이트와인40ml, 마늘 2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4T, 소금, 후추 약간  



  1. 가자미는 지느러미, 내장, 비늘 제거하고, 3등분 한 다음 소금, 후추를 뿌려 10분 재운다.
  2. 해감한 바지락은 잘 씻은 뒤 물 600ml와 함께 끓여 육수를 우려낸다. 바지락은 따로 건져둔다.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가르고, 감자와 마늘은 슬라이스, 바질잎은 손으로 찢어둔다.
  3. 팬에 올리브 오일 3T을 두르고 마늘, 손으로 부순 페페론치노를 넣고 약불에서 향을 우려낸 뒤 같은 팬에 앞뒤로 가자미를 굽는다.
  4. 강불로 불을 키운 다음 화이트와인을 넣고 잡내를 날려준 뒤, 2의 육수, 감자, 방울토마토,  올리브를 넣고 한소끔 끓으면 중약불에서 뚜껑을 덮고 10분간 끓인다. 
  5. 건져놓은 바지락을 올리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후 바질잎, 레몬즙과 올리브오일을 뿌려 마무리한다.

Book of the Month

<잘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몇 년 전 처음으로 제주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를 만났습니다.
이리저리 빠르게 물살을 가르며 이따금씩 수면 위로 점프를 하는 쾌활한 모습은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했고 한없이 자유로운 그들이 부러워보였습니다. 야생의 돌고래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어린 시절 동물원에서 보았던 돌고래쇼가 떠올랐습니다. 관중들의 갈채를 받으며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던 그 돌고래들은 왔던 걸까. 이런 바다에서 놀던 아이들이 좁은 콘크리트 수조에 갇혀 영문도 모른 채 그런 쇼를 하며 살았던거구나 라는 생각에 때늦은 연민과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바다였습니다.

<잘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는 불법 포획되어 강제로 돌고래쇼의 대상이 되었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내용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돌고래쇼의 역사, 돌고래 불법포획의 문제, 돌고래라는 동물에 대한 이해, 동물복지와 생명정치의 문제 같은 기본 배경 정보와 함께제돌이 시민위 출범과 야생방사, 그리고 방사된 돌고래의 최근 모습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대표적인 전시 동물인 돌고래의 자연 방생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위의 동물들을 보는 새로운 시선과 인간과 동물의 관계맺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소중한 기회를 주는 책입니다. 


For Earth, For Us

먹고 싶은 음식도, 궁금한 음식도 많은 FOODIE 여러분! 

언제 어디서나 포장 용기를 챙기세요!

ZERO FOOD WASTE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자 지구를 지키는 가장 맛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게으름을 부리고 싶은 다음 끼니를 위해서도 #용기내 잊지 말아요!

4 June 2021

VOl.1


planEAT news

반가워요. 플래닛 뉴스 구독자 여러분! 

드디어 아워플래닛의 첫 구독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아워플래닛은 우리가 챙겨 먹는 삼시 세끼가 세상을 조금 더 이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지속가능한 푸드 큐레이션 플랫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챙기는 간단한 먹거리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즐기는 특별한 한 끼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즐기는 특별한 한 끼에서, 여유로운 주말 집에서 차리는 소박한 밥상에서부터 시작하는 작은 변화가 나의 삶을, 그리고 우리의 지구를 조금 더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면 우리 함께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일상의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알찬 이야기들과 레시피, 재미난 제안을 가지고 여러분을 찾아갈게요.

FOR EARTH, FOR US!
우리을 위해, 우리의 지구를 위해 아워플래닛과 함께 맛있는 하루하루를 만들어봐요! 

Pollock collage by Soyeon Ahn

Pollock collage by Soyeon Ahn

  6월 첫째 주의 플래닛 뉴스  

오늘은 지난 월요일이었던 바다의 날과 오는 화요일의 세계 해양의 날을 기념해 아워플래닛이 사랑하는 #바다 이야기를 잔뜩 싣고 왔습니다.



1. 6월에 꼭 먹어야 하는 식재료 이야기, 음식탐험가 장민영이 전하는 계절의 기억에서 알아봅니다.
2. 바다를 아끼는 마음과 우리의 미식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김태윤 요리사의 생각을 나눌게요.
3. 바다 건너 네덜란드의 해조류 이야기는 아워플래닛의 해외특파원! 안소연 디자이너가 전합니다.
4. planEAT recipe에서는 이번 주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먹고 싶은 아쿠아파짜 레시피를 알리구요.
5. Book of the Month에서는 여러분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고 싶은 책을 살펴볼게요.
6. For Earth, For Us에서는 여러분과 함께 도전하고 싶은 작은 행동을 제안합니다.



계절의 기억 6월: 성게

뾰족한 가시껍데기가 품은 달큰한 바다의 속살 

성게 Sea Urchin



‘아리스토텔레스의 등불'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괴상한 모양의 해산물, 성게! 
이번 달에 소개할 여름의 기억입니다. 
날카로운 가시 속에 그렇게 곱고 부드러운 속이 들어있다는 것을 누가 알 수 있었을까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속을 봐야 진짜지요. 성게는 전세계 900여종이 서식하며 우리나라에는 30여종의 성게가 살고 있습니다. 그 중 우리나라 해역에서 채취하여 식용할 수 있는 성게로는 보라성게, 둥근성게, 말똥성게, 북쪽말똥성게, 분홍성게 등이 있습니다.


보라성게와 북쪽말똥성게

보라성게와 북쪽말똥성게

“옛날에는 죄다 일본으로 수출하느라고 우리는 먹을 것도 없었다고. 돈을 벌어야 하니까.

지금은 그래도 입이 호강하지. 성게 잔뜩 넣고 밥도 비벼 먹고 물회도 말아먹고.
남겨서 성게젓도 담잖아. 그래도 제일 맛있는 거는 이렇게 바로 떠서 생미역에 싸먹는거야.”


수온이 비교적 높은 제주해와 남해에는 주로 보라성게와 말똥성게가, 수온이 낮은 동해에는 주로 둥근성게와 북쪽말똥성게가 서식합니다. 지역과 종에 따라 성게소가 가득 차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니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부지런해진다면 우리나라 바다의 개성 있는 성게들을 모두 맛볼 수 있답니다. 이렇게 사시사철 성게소를 즐길 수 있다면서 굳이 제가 이번 달에 성게를 드시라!!! 이야기 드리는 이유는, 여름이 시작되는 지금이 개체 수가 가장 많은 제주의 보라성게와 강원과 경북의 둥근성게가 열심히 속을 채울 때이기 때문이에요. 보라성게와 둥근성게가 산란을 마칠 무렵부터는 강원도의 북쪽말똥성게가 몸을 채울 때입니다. 일본으로 전량 수출하며 귀한 몸값을 자랑하던 이 성게는 성게 중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 살며 한창 소를 채울 때에는 성게 특유의 녹진함에 홍게살 맛을 닮은 옅푸레한 싱그러움까지 느낄 수 있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게랍니다. 찬바람이 본격 불어오면 부산으로 갑니다. 앙장구! 다들 들어보셨죠? 말똥성게가 뽐을 낼 차례입니다.


부드럽고 달짝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성게알은 사실 성게의 정소와 난소라는 사실, 모두 알고 계시지요? 산란을 앞두고 몸 가득 맛을 채웠을 지금이야 귀한 대접을 받는 성게지만 늘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엄청난 번식력과 먹성을 자랑하는 탓에 바다 사막화의 주범이 되는 성게는 생식소가 비어버리는 시기가 되면 귀한 몸값은커녕 수거 작업 대상 1호가 되는 바다의 천덕꾸러기입니다. 우리의 관심 밖으로 몰리는 그 찰나의 시기에 해조류를 몽땅 먹어버려 갯녹음 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성게.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는 더 열심히! 성게를 먹어야 한답니다!!! 

#미식가가바다를지키는방법  ‘국산’ 성게를 맘껏 즐기기! (국산!을 강조한 이유는 또 기회가 될 때 말씀 드릴게요.)


해녀 어머니들께서 알려주신 성게를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은 생미역에 싸서 날것 그대로의 바다를 즐긴다입니다. 이렇게 성게 전문가가 알려주신 방법을 실컷 즐겼다면 양푼 가득, 하얀 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성게소를 쏟아 붓고 비벼보아요. 녹진한 성게소가 밥알을 감싸 안고 입안을 구를테지요. 욕심껏 먹고도 아쉽다면 성게젓을 담가 보세요. 끼니마다 꺼내 국수에 비비고 따끈한 밥에 비비게 되실걸요. 폭신폭신 달걀찜에 넣어도 기름 넉넉히 둘러 성게전을 지져도 별미인 성게! 이번 여름에 놓치지 않아야 할 첫 번째 식재료입니다.

→ #계절의기억 #seasonalflavor #여름의맛 #여름의기억 #성게 


글&그림 by 음식탐험가 장민영


우리가 사랑한 바다 part.1 

여러분들에게 바다란 어떤 곳인가요?
저는 오래전부터 바다를 좋아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 남아 있는 바다의 풍경은 외가가 있는 부산의 해변입니다. 여름방학이 되면 한 달이 넘게 외가에 머무르며 사촌들과 함께 대부분의 날들을 바닷가에서 보냈습니다. 투명한 바닷물은 왜 파랗게 보이는 지,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어디에서 오는건지, 반짝이는 수평선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린 저에게 바다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미지의 대상이자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스쿠버 다이빙이나 서핑 같은 해양스포츠를 통해 조금 더 바다와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파도 위를 가로지르는 짜릿한 쾌감도 좋았지만 그저 서핑 보드에 앉아 잔잔한 파도에 몸을 맡긴 채 고요한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져서 저는 파도가 없는 날에도 종종 서핑을 하러 바다로 나섰습니다.

처음 바다 속에 들어간 날의 감동도 떠오릅니다. 수족관에서나 보았던 물고기들이나 바다거북과 함께 형형색색의 산호초 사이를 유영하는 것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바다 속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경이로웠고 한눈에 담기도 벅찬 광활하고 장엄한 광경 앞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꼈습니다. 영롱한 푸른 바다 속에서 한없이 자유로워 보이는 바다생물들을 보고, 저는 생전 처음으로 그들이 야생동물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선’ 이 아닌 우아하고 아름다운 생명체로 그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 것이지요


충남 홍성의 한 위판장 (사진 속 여자분의 손 길이는 15cm 정도입니다)
충남 홍성의 한 위판장 (사진 속 여자분의 손 길이는 15cm 정도입니다)
Great barrier reef, Australia
Great barrier reef, Australia

생선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에 저희 집 식탁에는 늘 고기반찬보다 건어물과 생선으로 만든 반찬이 많았습니다. 때가 되면 외할머니께서 보내주시는 제철 생선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도 고기보다 생선을 선호하게 되었고 요리사가 된 이후로도 생선요리 레시피들을 모으고 연습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런 연유로 지금도 저는 레스토랑에서 어패류를 이용한 요리를 메뉴로 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요리를 업으로 삼고 지낸 지난 십 수년 동안 레스토랑에서 차리는 식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시장의 생선들은 해가 다르게 점점 작아지다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작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있는 것들도 너무 비싸거나 점차 수입산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일부 자연산 재료들은 더 이상 잡히지 않아 메뉴에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분들은 해마다 ‘예전같지 않다’ 는 말을 되풀이 하셨습니다.


환경에 대한 저의 관심은 좋은 식재료에 대한 탐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제 주방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누가 생산했는지, 어떻게 기르고 수확하는 지 와 같은 호기심은 언제나 왜 그런가에 대한 답을 요구했고 저를 그 전까지 몰랐던 자료들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책과 자료들을 통해 접한 바다의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본질에 파고 들수록 당황스럽고 충격적인 사실들과 마주해야 했고 대부분의 자료들은 인간의 잔인함과 탐욕의 결과를 말해주고 있었기에 마음을 무겁고 슬프게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가 좋아하는 바다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무지했는지 서서히 알게 되었습니다.

한때는 저도 레스토랑에서 알이 꽉 찬 도루묵이나 주꾸미, 총알 오징어로 많은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마리 수로 합치면 수 천마리는 될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노가리나 산낙지, 풀치 같은 것들을 안주나 반찬으로 먹기도 했지요. 참치나 연어회도 좋아하는 횟감이자 즐겨 사용하는 재료였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속상하고 후회되는 일이지만 이제라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재료를 어떻게 사용해야할 지에 대한 요리사로서의 제 생각과 결정은 요리 자체만큼이나 잘 하고싶은 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강릉 사천해변에서 수거, 2020
강릉 사천해변에서 수거, 2020

사회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 Roman Krznaric 은 우리가 미래를 마치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식민지처럼 다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에 따르는 막대한 사회적, 생태적 부채를 고스란히 다음 세상에 전가하고 있는 것이지요. 바다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어업이나 생태계 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늘 있던 식재료가 식탁에서 없어진다는 것은 그로 인해 파생된 문화들도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 바다에서 더 이상 잡히지 않는 명태는 전량 수입산에 의존하게 되었고 명란젓, 코다리찜, 북어국 같은 친숙한 우리 머지않아 식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운명에 놓여 있습니다. 더 이상 노가리가 잡히지 않으니 ‘노가리 까다’ 라는 말도 일상의 대화에서 없어질 지 모릅니다.


우리의 바다는 과연 예전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갖가지 비관적인 통계들과 전망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은 아직 바다가 스스로를 회복할 능력을 잃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물론 회복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인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입니다. 자연을 파괴하려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 생활방식의 모든 부분이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을 뿐이지요. 1인당 수산물 소비량 세계 1위,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2위. 대한민국이 기록하고 있는 이 두 가지 의미 있는 수치는 우리가 바다와 바다생물들에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이유와 그 책임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전남 보성군 회천면
전남 보성군 회천면

바다가 처한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들은 유한한 자원인 바다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장의 확실한 변화로 바다를 예전의 상태로 돌릴 수는 없지만 복구를 위한 시작은 우리 개개인의 관심에서 출발하여야 합니다. 막막해 보이기만 하는 문제들 앞에서 이따금씩 저는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 노력이 의미있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관심있게 지켜보고 알아보는 것으로 상황과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할 수 있었고 내 행동의 방향에 기준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의식 있는 행동과 현명한 소비를 통해서 저와 여러분도 바다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에 충분한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과 기관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구독레터에서는 우리의 바다를 위한 대책과 노력들에 대해 소개하고 요리사로서 제 나름의 바다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바다가 비어가고 죽어가는 동안에도 무심한 사람들의 눈에 그 수면과 파도는 여느 때처럼 평화롭게 보입니다.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바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여러분도 저처럼 바다를 좋아하시나요?


제주 성산 광치기해변
제주 성산 광치기해변

글&그림 by 요리사 김태윤


네덜란드 해조류 이야기

바다를 생각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저는 제 코를 깨우는 시원한 바다 내음폭신한 모래에 여기저기 널브러진 미역들이 생각납니다. 다양한 모양을 가진 색색의 미역을 주워 미끌미끌한 미역을 쥐고 있으면  마치 어렸을 때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저에게 미역은 어렸을 적 기분이 좋았던 바닷가의 추억이기도, 고픈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맛있는 영양분이기도 합니다. 미역국은 생일날 가족들과 보낸 따듯한 추억과 엄마의 사랑을 떠올리게 하죠. 부모님 품인 한국을 떠나 네덜란드에서 살게된지 어연 5년째인 저는, 엄마의 품이 그리울 때마다 한인마트에서 미역을 사와서 참기름과 볶아 간단한 미역국을 요리를 해먹는데요. 아쉽게도 네덜란드에는 ‘식용’미역이 흔하지 않아 자주 해먹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이런 아쉬움과 개인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네덜란드의 해조류 문화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하였습니다.   


해조류 문화는 네덜란드에서 여전히 새로운 존재입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바위가 적은 네덜란드에서는 해조류가 많이 자라지 않아, 해조류 문화가 많이 발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해조류의 지속가능한 측면의 전망 때문에 네덜란드의 해조류 산업 규모는 엄청납니다. 저는 해조류 애호가일 여러분께 음식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문화적 접근을 제공하기 위해 저를 들뜨게 하는 네덜란드 해조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At Hoek van Holland, in the Netherlands
At Hoek van Holland, in the Netherlands
전세계 글로벌 해조류 시장의 77%는 식용으로 사용됩니다. 해조류를 음식으로 먹는 아시안 음식 문화가 점점 더 글로벌화 되고 건강한 음식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채식주의자들의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유럽이나 다른 서양권 나라에서도 해조류는 음식으로 종종 소비되고 있으며, 그 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2030년까지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은 지역(EU) 재배 해초를 전체 비중의 24% 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의 해조류를 지속가능한 혁신적 산업분야에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Farm. 

Zeewaar는 해조류를 재배하고, 가공하고, 판매하는 네덜란드 최초의, 완전한 해조류 생산 로컬 팜입니다.  Zeewaar의 미션은 더 건강한 식량 시스템과 생태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해조류의 재배와 함께 냉동 다시마와 미역, 건조 해조류와 염장된 해조류 그리고 해조류 허브와 같은 그들만의 자체 made in Netherlands 해조류 제품을 판매합니다. 




Food. 

현재 네덜란드 마켓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식용 해조류는 우리가 흔히 다시마라고 하는 ‘콤부’, 김을 일컫는 ‘노리’ 그리고 미역인 ‘와카메’ 이렇게 세 종류입니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유럽 사람들은 해조류를 일본 음식인 ‘스시’에서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해조류의 영어 이름에 일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조류의 다양한 맛과 잠재성에 매료된 셰프들은 해조류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비건 버거인 Dutch (Sea)Weed Burger가 있습니다. Dutch Weed Burger의 패티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짭짤한 콩 칩과 네덜란드 남쪽 Zeeland 지역의 로컬 팜에서 나오는 로얄 콤부(다시마)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버거에 사용되는 콤부는 100% 로컬에서 재배되었으며 지속가능하게 재배된 다시마입니다.  




Innovation. 

‘해초 농부들’이란 이름을 가진 Zeeboerderij-Ijmond는 깨끗한 바다를 꿈꾸는 젊은 사업가들이 운영하는,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기반 지속가능한 기업입니다. Zee Farm Ijmond는 바다 관점에서 고안된 솔루션입니다. 그들은 해조류를 바다 속 '마지막 안정망'이라 생각하고 이산화탄소(Co2) 가 산소로 전환하는 동안 미네랄과 같은 영양분을 포획하는 바이오 필터로 사용합니다.  




Design. 

해조류의 다양한 쓰임새와 미학은 디자이너들도 매료시킵니다. 네덜란드의 지속가능한 Material 디자이너인 Nienke Hoogveliet는 North Sea (네덜란드와 영국, 덴마크를 마주하는 바다)와 아이슬란드 해변에서 자라는 해조류들로 천연 염색을 하였습니다. 그녀는 실제로 각기 다른 해조류가 다양한 색을 내는 것과 해조류를 이용해 직물을 염색을 하는 법을 고안하고 예술적으로 나타내었습니다.  


글&그림 by 디자이너 안소연



planEAT recipe

Acqua pazza: 남이탈리아풍의 가자미찜


아쿠아 파짜는 원래 갓 잡은 생선을 바닷물과 올리브오일로 조리한 어촌의 음식으로 남부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요리입니다. 흰살 생선이면 어떤 것을 사용해도 좋지만, 이 레서피에서는 가자미를 사용했습니다. 간단하면서 푸짐하게 즐길 수 있어서 손님 초대용으로도 좋은 요리입니다.



재료.

가자미 1마리, 바지락 300g, 방울토마토 200g, 블랙올리브 15알, 바질잎 10장, 페페론치노 2개, 감자 1개, 레몬1/2개, 화이트와인40ml, 마늘 2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4T, 소금, 후추 약간  


  1. 가자미는 지느러미, 내장, 비늘 제거하고, 3등분 한 다음 소금, 후추를 뿌려 10분 재운다.
  2. 해감한 바지락은 잘 씻은 뒤 물 600ml와 함께 끓여 육수를 우려낸다. 바지락은 따로 건져둔다.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가르고, 감자와 마늘은 슬라이스, 바질잎은 손으로 찢어둔다.
  3. 팬에 올리브 오일 3T을 두르고 마늘, 손으로 부순 페페론치노를 넣고 약불에서 향을 우려낸 뒤 같은 팬에 앞뒤로 가자미를 굽는다.
  4. 강불로 불을 키운 다음 화이트와인을 넣고 잡내를 날려준 뒤, 2의 육수, 감자, 방울토마토,  올리브를 넣고 한소끔 끓으면 중약불에서 뚜껑을 덮고 10분간 끓인다. 
  5. 건져놓은 바지락을 올리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후 바질잎, 레몬즙과 올리브오일을 뿌려 마무리한다.



Book of the Month

잘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잘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몇 년 전 처음으로 제주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를 만났습니다.
이리저리 빠르게 물살을 가르며 이따금씩 수면 위로 점프를 하는 쾌활한 모습은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했고 한없이 자유로운 그들이 부러워보였습니다. 야생의 돌고래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어린 시절 동물원에서 보았던 돌고래쇼가 떠올랐습니다. 관중들의 갈채를 받으며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던 그 돌고래들은 왔던 걸까. 이런 바다에서 놀던 아이들이 좁은 콘크리트 수조에 갇혀 영문도 모른 채 그런 쇼를 하며 살았던거구나 라는 생각에 때늦은 연민과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바다였습니다.

<잘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는 불법 포획되어 강제로 돌고래쇼의 대상이 되었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내용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돌고래쇼의 역사, 돌고래 불법포획의 문제, 돌고래라는 동물에 대한 이해, 동물복지와 생명정치의 문제 같은 기본 배경 정보와 함께제돌이 시민위 출범과 야생방사, 그리고 방사된 돌고래의 최근 모습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대표적인 전시 동물인 돌고래의 자연 방생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위의 동물들을 보는 새로운 시선과 인간과 동물의 관계맺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소중한 기회를 주는 책입니다.


For Earth, For Us!

먹고 싶은 음식도, 궁금한 음식도 많은 FOODIE 여러분! 
언제 어디서나 포장 용기를 챙기세요!
ZERO FOOD WASTE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자 지구를 지키는 가장 맛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게으름을 부리고 싶은 다음 끼니를 위해서도 #용기내 잊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