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June 2021
VOL.1
planEAT news
반가워요. 플래닛 뉴스 구독자 여러분!
드디어 아워플래닛의 첫 구독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아워플래닛은 우리가 챙겨 먹는 삼시 세끼가 세상을 조금 더 이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지속가능한 푸드 큐레이션 플랫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챙기는 간단한 먹거리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즐기는 특별한 한 끼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즐기는 특별한 한 끼에서, 여유로운 주말 집에서 차리는 소박한 밥상에서부터 시작하는 작은 변화가 나의 삶을, 그리고 우리의 지구를 조금 더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면 우리 함께 해 볼 만하지 않을까요?
일상의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알찬 이야기들과 레시피, 재미난 제안을 가지고 여러분을 찾아갈게요.
FOR EARTH, FOR US!
우리를 위해, 우리의 지구를 위해 아워플래닛과 함께 맛있는 하루하루를 만들어봐요!
6월 첫째 주의 플래닛 뉴스
오늘은 지난 월요일이었던 바다의 날과 오는 화요일의 세계 해양의 날을 기념해 아워플래닛이 사랑하는 #바다이야기를 잔뜩 싣고 왔습니다.
계절의 기억 6월:성게
뾰족한 가시껍데기가 품은 달큰한 바다의 속살
성게 Sea Urchin
“옛날에는 죄다 일본으로 수출하느라고 우리는 먹을 것도 없었다고. 돈을 벌어야 하니까. 지금은 그래도 입이 호강하지. 성게 잔뜩 넣고 밥도 비벼 먹고 물회도 말아먹고. 남겨서 성게젓도 담잖아. 그래도 제일 맛있는 거는 이렇게 바로 떠서 생미역에 싸먹는거야.”
수온이 비교적 높은 제주해와 남해에는 주로 보라성게와 말똥성게가, 수온이 낮은 동해에는 주로 둥근성게와 북쪽말똥성게가 서식합니다. 지역과 종에 따라 성게소가 가득 차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니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부지런해진다면 우리나라 바다의 개성 있는 성게들을 모두 맛볼 수 있답니다. 이렇게 사시사철 성게소를 즐길 수 있다면서 굳이 제가 이번 달에 성게를 드시라!!! 이야기 드리는 이유는, 여름이 시작되는 지금이 개체 수가 가장 많은 제주의 보라성게와 강원과 경북의 둥근성게가 열심히 속을 채울 때이기 때문이에요. 보라성게와 둥근성게가 산란을 마칠 무렵부터는 강원도의 북쪽말똥성게가 몸을 채울 때입니다. 일본으로 전량 수출하며 귀한 몸값을 자랑하던 이 성게는 성게 중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 살며 한창 소를 채울 때에는 성게 특유의 녹진함에 홍게살 맛을 닮은 옅푸레한 싱그러움까지 느낄 수 있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게랍니다. 찬바람이 본격 불어오면 부산으로 갑니다. 앙장구! 다들 들어보셨죠? 말똥성게가 뽐을 낼 차례입니다.
부드럽고 달짝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성게알은 사실 성게의 정소와 난소라는 사실, 모두 알고 계시지요? 산란을 앞두고 몸 가득 맛을 채웠을 지금이야 귀한 대접을 받는 성게지만 늘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엄청난 번식력과 먹성을 자랑하는 탓에 바다 사막화의 주범이 되는 성게는 생식소가 비어버리는 시기가 되면 귀한 몸값은커녕 수거 작업 대상 1호가 되는 바다의 천덕꾸러기입니다. 우리의 관심 밖으로 몰리는 그 찰나의 시기에 해조류를 몽땅 먹어버려 갯녹음 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성게.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는 더 열심히! 성게를 먹어야 한답니다!!!
#미식가가바다를지키는방법 👉 ‘국산’ 성게를 맘껏 즐기기! (국산!을 강조한 이유는 또 기회가 될 때 말씀 드릴게요.)
해녀 어머니들께서 알려주신 성게를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은 생미역에 싸서 날것 그대로의 바다를 즐긴다입니다. 이렇게 성게 전문가가 알려주신 방법을 실컷 즐겼다면 양푼 가득, 하얀 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성게소를 쏟아 붓고 비벼보아요. 녹진한 성게소가 밥알을 감싸 안고 입안을 구를테지요. 욕심껏 먹고도 아쉽다면 성게젓을 담가 보세요. 끼니마다 꺼내 국수에 비비고 따끈한 밥에 비비게 되실걸요. 폭신폭신 달걀찜에 넣어도 기름 넉넉히 둘러 성게전을 지져도 별미인 성게! 이번 여름에 놓치지 않아야 할 첫 번째 식재료입니다.
#계절의기억 #seasonalflavor #여름의맛 #여름의기억 #성게
글&그림 by 음식탐험가 장민영
우리가 사랑한 바다 part.1
여러분들에게 바다란 어떤 곳인가요?
저는 오래전부터 바다를 좋아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 남아 있는 바다의 풍경은 외가가 있는 부산의 해변입니다. 여름방학이 되면 한 달이 넘게 외가에 머무르며 사촌들과 함께 대부분의 날들을 바닷가에서 보냈습니다. 투명한 바닷물은 왜 파랗게 보이는 지,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어디에서 오는건지, 반짝이는 수평선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린 저에게 바다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미지의 대상이자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스쿠버 다이빙이나 서핑 같은 해양스포츠를 통해 조금 더 바다와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파도 위를 가로지르는 짜릿한 쾌감도 좋았지만 그저 서핑 보드에 앉아 잔잔한 파도에 몸을 맡긴 채 고요한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져서 저는 파도가 없는 날에도 종종 서핑을 하러 바다로 나섰습니다.
처음 바다 속에 들어간 날의 감동도 떠오릅니다. 수족관에서나 보았던 물고기들이나 바다거북과 함께 형형색색의 산호초 사이를 유영하는 것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바다 속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경이로웠고 한눈에 담기도 벅찬 광활하고 장엄한 광경 앞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꼈습니다. 영롱한 푸른 바다 속에서 한없이 자유로워 보이는 바다생물들을 보고, 저는 생전 처음으로 그들이 야생동물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선’ 이 아닌 우아하고 아름다운 생명체로 그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 것이지요.
생선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에 저희 집 식탁에는 늘 고기반찬보다 건어물과 생선으로 만든 반찬이 많았습니다. 때가 되면 외할머니께서 보내주시는 제철 생선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도 고기보다 생선을 선호하게 되었고 요리사가 된 이후로도 생선요리 레시피들을 모으고 연습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런 연유로 지금도 저는 레스토랑에서 어패류를 이용한 요리를 메뉴로 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요리를 업으로 삼고 지낸 지난 십 수년 동안 레스토랑에서 차리는 식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시장의 생선들은 해가 다르게 점점 작아지다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작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있는 것들도 너무 비싸거나 점차 수입산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일부 자연산 재료들은 더 이상 잡히지 않아 메뉴에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분들은 해마다 ‘예전같지 않다’ 는 말을 되풀이 하셨습니다.
환경에 대한 저의 관심은 좋은 식재료에 대한 탐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제 주방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누가 생산했는지, 어떻게 기르고 수확하는 지 와 같은 호기심은 언제나 왜 그런가에 대한 답을 요구했고 저를 그 전까지 몰랐던 자료들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책과 자료들을 통해 접한 바다의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본질에 파고 들수록 당황스럽고 충격적인 사실들과 마주해야 했고 대부분의 자료들은 인간의 잔인함과 탐욕의 결과를 말해주고 있었기에 마음을 무겁고 슬프게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가 좋아하는 바다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무지했는지 서서히 알게 되었습니다.
한때는 저도 레스토랑에서 알이 꽉 찬 도루묵이나 주꾸미, 총알 오징어로 많은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마리 수로 합치면 수 천마리는 될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노가리나 산낙지, 풀치 같은 것들을 안주나 반찬으로 먹기도 했지요. 참치나 연어회도 좋아하는 횟감이자 즐겨 사용하는 재료였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속상하고 후회되는 일이지만 이제라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재료를 어떻게 사용해야할 지에 대한 요리사로서의 제 생각과 결정은 요리 자체만큼이나 잘 하고싶은 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사회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 Roman Krznaric 은 우리가 미래를 마치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식민지처럼 다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에 따르는 막대한 사회적, 생태적 부채를 고스란히 다음 세상에 전가하고 있는 것이지요. 바다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어업이나 생태계 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늘 있던 식재료가 식탁에서 없어진다는 것은 그로 인해 파생된 문화들도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 바다에서 더 이상 잡히지 않는 명태는 전량 수입산에 의존하게 되었고 명란젓, 코다리찜, 북어국 같은 친숙한 우리 머지않아 식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운명에 놓여 있습니다. 더 이상 노가리가 잡히지 않으니 ‘노가리 까다’ 라는 말도 일상의 대화에서 없어질 지 모릅니다.
우리의 바다는 과연 예전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갖가지 비관적인 통계들과 전망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은 아직 바다가 스스로를 회복할 능력을 잃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물론 회복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인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입니다. 자연을 파괴하려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 생활방식의 모든 부분이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을 뿐이지요. 1인당 수산물 소비량 세계 1위,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2위. 대한민국이 기록하고 있는 이 두 가지 의미 있는 수치는 우리가 바다와 바다생물들에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이유와 그 책임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바다가 처한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들은 유한한 자원인 바다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장의 확실한 변화로 바다를 예전의 상태로 돌릴 수는 없지만 복구를 위한 시작은 우리 개개인의 관심에서 출발하여야 합니다. 막막해 보이기만 하는 문제들 앞에서 이따금씩 저는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 노력이 의미있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관심있게 지켜보고 알아보는 것으로 상황과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할 수 있었고 내 행동의 방향에 기준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의식 있는 행동과 현명한 소비를 통해서 저와 여러분도 바다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에 충분한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과 기관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구독레터에서는 우리의 바다를 위한 대책과 노력들에 대해 소개하고 요리사로서 제 나름의 바다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바다가 비어가고 죽어가는 동안에도 무심한 사람들의 눈에 그 수면과 파도는 여느 때처럼 평화롭게 보입니다.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바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여러분도 저처럼 바다를 좋아하시나요?
글&그림 by 요리사 김태윤
네덜란드 해조류 이야기
바다를 생각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저는 제 코를 깨우는 시원한 바다 내음과 폭신한 모래에 여기저기 널브러진 미역들이 생각납니다. 다양한 모양을 가진 색색의 미역을 주워 미끌미끌한 미역을 쥐고 있으면 마치 어렸을 때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저에게 미역은 어렸을 적 기분이 좋았던 바닷가의 추억이기도, 고픈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맛있는 영양분이기도 합니다. 미역국은 생일날 가족들과 보낸 따듯한 추억과 엄마의 사랑을 떠올리게 하죠. 부모님 품인 한국을 떠나 네덜란드에서 살게된지 어연 5년째인 저는, 엄마의 품이 그리울 때마다 한인마트에서 미역을 사와서 참기름과 볶아 간단한 미역국을 요리를 해먹는데요. 아쉽게도 네덜란드에는 ‘식용’미역이 흔하지 않아 자주 해먹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이런 아쉬움과 개인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네덜란드의 해조류 문화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하였습니다.
전세계 글로벌 해조류 시장의 77%는 식용으로 사용됩니다. 해조류를 음식으로 먹는 아시안 음식 문화가 점점 더 글로벌화 되고 건강한 음식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으며 채식주의자들의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유럽이나 다른 서양권 나라에서도 해조류는 음식으로 종종 소비되고 있으며, 그 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2030년까지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은 지역(EU) 재배 해초를 전체 비중의 24% 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의 해조류를 지속가능한 혁신적 산업분야에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Farm.
Food.
Innovation.
Design.
글&그림 by 디자이너 안소연
planEAT recipe
Acqua pazza: 남이탈리아풍의 가자미찜
아쿠아 파짜는 원래 갓 잡은 생선을 바닷물과 올리브오일로 조리한 어촌의 음식으로 남부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요리입니다. 흰살 생선이면 어떤 것을 사용해도 좋지만, 이 레서피에서는 가자미를 사용했습니다. 간단하면서 푸짐하게 즐길 수 있어서 손님 초대용으로도 좋은 요리입니다.
가자미 1마리, 바지락 300g, 방울토마토 200g, 블랙올리브 15알, 바질잎 10장, 페페론치노 2개, 감자 1개, 레몬1/2개, 화이트와인40ml, 마늘 2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4T, 소금, 후추 약간
Book of the Month
<잘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몇 년 전 처음으로 제주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를 만났습니다.
이리저리 빠르게 물살을 가르며 이따금씩 수면 위로 점프를 하는 쾌활한 모습은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했고 한없이 자유로운 그들이 부러워보였습니다. 야생의 돌고래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어린 시절 동물원에서 보았던 돌고래쇼가 떠올랐습니다. 관중들의 갈채를 받으며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던 그 돌고래들은 왔던 걸까. 이런 바다에서 놀던 아이들이 좁은 콘크리트 수조에 갇혀 영문도 모른 채 그런 쇼를 하며 살았던거구나 라는 생각에 때늦은 연민과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바다였습니다.
<잘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는 불법 포획되어 강제로 돌고래쇼의 대상이 되었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내용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돌고래쇼의 역사, 돌고래 불법포획의 문제, 돌고래라는 동물에 대한 이해, 동물복지와 생명정치의 문제 같은 기본 배경 정보와 함께제돌이 시민위 출범과 야생방사, 그리고 방사된 돌고래의 최근 모습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대표적인 전시 동물인 돌고래의 자연 방생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위의 동물들을 보는 새로운 시선과 인간과 동물의 관계맺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소중한 기회를 주는 책입니다.
For Earth, For Us
먹고 싶은 음식도, 궁금한 음식도 많은 FOODIE 여러분!
언제 어디서나 포장 용기를 챙기세요!
ZERO FOOD WASTE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자 지구를 지키는 가장 맛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게으름을 부리고 싶은 다음 끼니를 위해서도 #용기내 잊지 말아요!
4 June 2021
VOl.1
반가워요. 플래닛 뉴스 구독자 여러분!
드디어 아워플래닛의 첫 구독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아침에 일어나 챙기는 간단한 먹거리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즐기는 특별한 한 끼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즐기는 특별한 한 끼에서, 여유로운 주말 집에서 차리는 소박한 밥상에서부터 시작하는 작은 변화가 나의 삶을, 그리고 우리의 지구를 조금 더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면 우리 함께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일상의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알찬 이야기들과 레시피, 재미난 제안을 가지고 여러분을 찾아갈게요.
FOR EARTH, FOR US!
우리을 위해, 우리의 지구를 위해 아워플래닛과 함께 맛있는 하루하루를 만들어봐요!
Pollock collage by Soyeon Ahn
Pollock collage by Soyeon Ahn
6월 첫째 주의 플래닛 뉴스
오늘은 지난 월요일이었던 바다의 날과 오는 화요일의 세계 해양의 날을 기념해 아워플래닛이 사랑하는 #바다 이야기를 잔뜩 싣고 왔습니다.
뾰족한 가시껍데기가 품은 달큰한 바다의 속살
성게 Sea Urchin
보라성게와 북쪽말똥성게
보라성게와 북쪽말똥성게
“옛날에는 죄다 일본으로 수출하느라고 우리는 먹을 것도 없었다고. 돈을 벌어야 하니까.
수온이 비교적 높은 제주해와 남해에는 주로 보라성게와 말똥성게가, 수온이 낮은 동해에는 주로 둥근성게와 북쪽말똥성게가 서식합니다. 지역과 종에 따라 성게소가 가득 차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니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부지런해진다면 우리나라 바다의 개성 있는 성게들을 모두 맛볼 수 있답니다. 이렇게 사시사철 성게소를 즐길 수 있다면서 굳이 제가 이번 달에 성게를 드시라!!! 이야기 드리는 이유는, 여름이 시작되는 지금이 개체 수가 가장 많은 제주의 보라성게와 강원과 경북의 둥근성게가 열심히 속을 채울 때이기 때문이에요. 보라성게와 둥근성게가 산란을 마칠 무렵부터는 강원도의 북쪽말똥성게가 몸을 채울 때입니다. 일본으로 전량 수출하며 귀한 몸값을 자랑하던 이 성게는 성게 중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 살며 한창 소를 채울 때에는 성게 특유의 녹진함에 홍게살 맛을 닮은 옅푸레한 싱그러움까지 느낄 수 있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게랍니다. 찬바람이 본격 불어오면 부산으로 갑니다. 앙장구! 다들 들어보셨죠? 말똥성게가 뽐을 낼 차례입니다.
부드럽고 달짝한 맛으로 미식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성게알은 사실 성게의 정소와 난소라는 사실, 모두 알고 계시지요? 산란을 앞두고 몸 가득 맛을 채웠을 지금이야 귀한 대접을 받는 성게지만 늘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엄청난 번식력과 먹성을 자랑하는 탓에 바다 사막화의 주범이 되는 성게는 생식소가 비어버리는 시기가 되면 귀한 몸값은커녕 수거 작업 대상 1호가 되는 바다의 천덕꾸러기입니다. 우리의 관심 밖으로 몰리는 그 찰나의 시기에 해조류를 몽땅 먹어버려 갯녹음 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성게.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는 더 열심히! 성게를 먹어야 한답니다!!!
#미식가가바다를지키는방법 ‘국산’ 성게를 맘껏 즐기기! (국산!을 강조한 이유는 또 기회가 될 때 말씀 드릴게요.)
해녀 어머니들께서 알려주신 성게를 가장 맛있게 먹는 법은 생미역에 싸서 날것 그대로의 바다를 즐긴다입니다. 이렇게 성게 전문가가 알려주신 방법을 실컷 즐겼다면 양푼 가득, 하얀 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성게소를 쏟아 붓고 비벼보아요. 녹진한 성게소가 밥알을 감싸 안고 입안을 구를테지요. 욕심껏 먹고도 아쉽다면 성게젓을 담가 보세요. 끼니마다 꺼내 국수에 비비고 따끈한 밥에 비비게 되실걸요. 폭신폭신 달걀찜에 넣어도 기름 넉넉히 둘러 성게전을 지져도 별미인 성게! 이번 여름에 놓치지 않아야 할 첫 번째 식재료입니다.
→ #계절의기억 #seasonalflavor #여름의맛 #여름의기억 #성게
글&그림 by 음식탐험가 장민영
여러분들에게 바다란 어떤 곳인가요?
저는 오래전부터 바다를 좋아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 남아 있는 바다의 풍경은 외가가 있는 부산의 해변입니다. 여름방학이 되면 한 달이 넘게 외가에 머무르며 사촌들과 함께 대부분의 날들을 바닷가에서 보냈습니다. 투명한 바닷물은 왜 파랗게 보이는 지,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어디에서 오는건지, 반짝이는 수평선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린 저에게 바다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미지의 대상이자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스쿠버 다이빙이나 서핑 같은 해양스포츠를 통해 조금 더 바다와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파도 위를 가로지르는 짜릿한 쾌감도 좋았지만 그저 서핑 보드에 앉아 잔잔한 파도에 몸을 맡긴 채 고요한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져서 저는 파도가 없는 날에도 종종 서핑을 하러 바다로 나섰습니다.
처음 바다 속에 들어간 날의 감동도 떠오릅니다. 수족관에서나 보았던 물고기들이나 바다거북과 함께 형형색색의 산호초 사이를 유영하는 것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바다 속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경이로웠고 한눈에 담기도 벅찬 광활하고 장엄한 광경 앞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꼈습니다. 영롱한 푸른 바다 속에서 한없이 자유로워 보이는 바다생물들을 보고, 저는 생전 처음으로 그들이 야생동물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선’ 이 아닌 우아하고 아름다운 생명체로 그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 것이지요
생선을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에 저희 집 식탁에는 늘 고기반찬보다 건어물과 생선으로 만든 반찬이 많았습니다. 때가 되면 외할머니께서 보내주시는 제철 생선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도 고기보다 생선을 선호하게 되었고 요리사가 된 이후로도 생선요리 레시피들을 모으고 연습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런 연유로 지금도 저는 레스토랑에서 어패류를 이용한 요리를 메뉴로 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요리를 업으로 삼고 지낸 지난 십 수년 동안 레스토랑에서 차리는 식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시장의 생선들은 해가 다르게 점점 작아지다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작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있는 것들도 너무 비싸거나 점차 수입산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일부 자연산 재료들은 더 이상 잡히지 않아 메뉴에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분들은 해마다 ‘예전같지 않다’ 는 말을 되풀이 하셨습니다.
환경에 대한 저의 관심은 좋은 식재료에 대한 탐구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제 주방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누가 생산했는지, 어떻게 기르고 수확하는 지 와 같은 호기심은 언제나 왜 그런가에 대한 답을 요구했고 저를 그 전까지 몰랐던 자료들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책과 자료들을 통해 접한 바다의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본질에 파고 들수록 당황스럽고 충격적인 사실들과 마주해야 했고 대부분의 자료들은 인간의 잔인함과 탐욕의 결과를 말해주고 있었기에 마음을 무겁고 슬프게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가 좋아하는 바다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무지했는지 서서히 알게 되었습니다.
한때는 저도 레스토랑에서 알이 꽉 찬 도루묵이나 주꾸미, 총알 오징어로 많은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마리 수로 합치면 수 천마리는 될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노가리나 산낙지, 풀치 같은 것들을 안주나 반찬으로 먹기도 했지요. 참치나 연어회도 좋아하는 횟감이자 즐겨 사용하는 재료였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속상하고 후회되는 일이지만 이제라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재료를 어떻게 사용해야할 지에 대한 요리사로서의 제 생각과 결정은 요리 자체만큼이나 잘 하고싶은 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사회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 Roman Krznaric 은 우리가 미래를 마치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식민지처럼 다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에 따르는 막대한 사회적, 생태적 부채를 고스란히 다음 세상에 전가하고 있는 것이지요. 바다 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어업이나 생태계 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늘 있던 식재료가 식탁에서 없어진다는 것은 그로 인해 파생된 문화들도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제는 우리 바다에서 더 이상 잡히지 않는 명태는 전량 수입산에 의존하게 되었고 명란젓, 코다리찜, 북어국 같은 친숙한 우리 머지않아 식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운명에 놓여 있습니다. 더 이상 노가리가 잡히지 않으니 ‘노가리 까다’ 라는 말도 일상의 대화에서 없어질 지 모릅니다.
우리의 바다는 과연 예전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갖가지 비관적인 통계들과 전망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은 아직 바다가 스스로를 회복할 능력을 잃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물론 회복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인 시간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입니다. 자연을 파괴하려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 생활방식의 모든 부분이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을 뿐이지요. 1인당 수산물 소비량 세계 1위,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2위. 대한민국이 기록하고 있는 이 두 가지 의미 있는 수치는 우리가 바다와 바다생물들에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이유와 그 책임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바다가 처한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들은 유한한 자원인 바다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장의 확실한 변화로 바다를 예전의 상태로 돌릴 수는 없지만 복구를 위한 시작은 우리 개개인의 관심에서 출발하여야 합니다. 막막해 보이기만 하는 문제들 앞에서 이따금씩 저는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내 노력이 의미있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관심있게 지켜보고 알아보는 것으로 상황과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할 수 있었고 내 행동의 방향에 기준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의식 있는 행동과 현명한 소비를 통해서 저와 여러분도 바다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에 충분한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과 기관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구독레터에서는 우리의 바다를 위한 대책과 노력들에 대해 소개하고 요리사로서 제 나름의 바다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합니다. 바다가 비어가고 죽어가는 동안에도 무심한 사람들의 눈에 그 수면과 파도는 여느 때처럼 평화롭게 보입니다.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바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여러분도 저처럼 바다를 좋아하시나요?
글&그림 by 요리사 김태윤
바다를 생각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저는 제 코를 깨우는 시원한 바다 내음과 폭신한 모래에 여기저기 널브러진 미역들이 생각납니다. 다양한 모양을 가진 색색의 미역을 주워 미끌미끌한 미역을 쥐고 있으면 마치 어렸을 때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저에게 미역은 어렸을 적 기분이 좋았던 바닷가의 추억이기도, 고픈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맛있는 영양분이기도 합니다. 미역국은 생일날 가족들과 보낸 따듯한 추억과 엄마의 사랑을 떠올리게 하죠. 부모님 품인 한국을 떠나 네덜란드에서 살게된지 어연 5년째인 저는, 엄마의 품이 그리울 때마다 한인마트에서 미역을 사와서 참기름과 볶아 간단한 미역국을 요리를 해먹는데요. 아쉽게도 네덜란드에는 ‘식용’미역이 흔하지 않아 자주 해먹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이런 아쉬움과 개인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네덜란드의 해조류 문화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하였습니다.
Farm.
Food.
Innovation.
Design.
글&그림 by 디자이너 안소연
Acqua pazza: 남이탈리아풍의 가자미찜
아쿠아 파짜는 원래 갓 잡은 생선을 바닷물과 올리브오일로 조리한 어촌의 음식으로 남부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요리입니다. 흰살 생선이면 어떤 것을 사용해도 좋지만, 이 레서피에서는 가자미를 사용했습니다. 간단하면서 푸짐하게 즐길 수 있어서 손님 초대용으로도 좋은 요리입니다.
가자미 1마리, 바지락 300g, 방울토마토 200g, 블랙올리브 15알, 바질잎 10장, 페페론치노 2개, 감자 1개, 레몬1/2개, 화이트와인40ml, 마늘 2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4T, 소금, 후추 약간
몇 년 전 처음으로 제주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를 만났습니다.
이리저리 빠르게 물살을 가르며 이따금씩 수면 위로 점프를 하는 쾌활한 모습은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했고 한없이 자유로운 그들이 부러워보였습니다. 야생의 돌고래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어린 시절 동물원에서 보았던 돌고래쇼가 떠올랐습니다. 관중들의 갈채를 받으며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던 그 돌고래들은 왔던 걸까. 이런 바다에서 놀던 아이들이 좁은 콘크리트 수조에 갇혀 영문도 모른 채 그런 쇼를 하며 살았던거구나 라는 생각에 때늦은 연민과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바다였습니다.
<잘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는 불법 포획되어 강제로 돌고래쇼의 대상이 되었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내용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돌고래쇼의 역사, 돌고래 불법포획의 문제, 돌고래라는 동물에 대한 이해, 동물복지와 생명정치의 문제 같은 기본 배경 정보와 함께제돌이 시민위 출범과 야생방사, 그리고 방사된 돌고래의 최근 모습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대표적인 전시 동물인 돌고래의 자연 방생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위의 동물들을 보는 새로운 시선과 인간과 동물의 관계맺음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소중한 기회를 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