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June 2021

VOL.2


planEAT news

플래닛 뉴스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UN이 지정한 지속가능한 미식의 날(Sustainable Gastronomy Day)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멋진 재료들과 다채로운 음식을 내일의 우리가,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작은 노력들이 필요한데요. 그 방법은 생각보다 재밌고 맛있답니다. 아워플래닛이 전하고 싶은 지속가능한 미식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our sustainability를 살펴주세요!

 6월 셋째 주의 플래닛 뉴스


  1. 이 계절 놓치지 말아야 할 음식 이야기, 음식탐험가 장민영이 전하는 계절의 기억에서 알아봅니다.  
  2. 바다를 아끼는 마음과 우리의 미식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김태윤 셰프의 생각을 나눌게요.
  3. Foodies' planEAT에서는 여러분과 함께 찾아 가고픈 월드마켓투어를 시작합니다. 김태윤 셰프와 함께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시장으로 떠나봐요. 
  4. planEAT recipe에서는 이번 주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먹고 싶은 장흥 어부님들의 레시피를 알리구요. 
  5. For Earth, For Us에서는 여러분과 함께 도전하고 싶은 작은 행동을 제안합니다.

계절의 기억  6월:여름김치

온 세상이 푸루른 싱그러움으로 물드는 계절, 바야흐로 여름입니다!

곰삭은 김장김치는 잠시 내려 놓고 제 세상 맞은 싱싱한 채소의 맛에 빠질 시간이죠. 

열무김치, 고추김치, 가지김치, 죽순김치, 깻잎김치, 곰취김치, 칡잎김치, 상추불뚝김치, 고수김치, 고구마줄기김치, 양배추김치, 토마토김치, 참외김치, 닭김치, 키조개김치, 방게김치...

옛 문헌에 남은 김치의 종류만 해도 2백여 종에 달했을 정도로 다양했던 우리의 김치 문화, 여러분은 몇 가지 김치를 맛보셨나요?  

“호박나물 가지김치 풋고추 양념하고, 옥수수 새 맛으로 일 없는 이 먹어보소."

-농가월령가 유월령

여름은 #김치의다양성 을 만나기 가장 좋은 ‘때’ 입니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여름김치를 챙겨 먹어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은데요. 

일단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맛’부터 시작해 볼까요. 무더운 여름에도 배추와 무를 키우기 위해 농부님들은 무던히 애를 씁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서늘한 곳에 씨를 뿌리고 때로는 시설 재배를 해가며 자연의 온도를 거슬러 배추김치, 깍두기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노력합니다. 이 노력이 고스란히 맛으로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만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찬 바람을 이겨내며 몸 안 가득 옹골찬 맛과 향을 채우는 가을, 겨울의 배추와는 달리, 여름 배추는 조직이 치밀하지 못해 잔뜩 퍼져버린 김치가 되기 일쑤인데다 제 몸에 품은 특유의 향과 단맛을 양념에 내어주지 못하니 애써 담근 김치가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이 계절 가장 맛있는 식재료로 눈을 돌려볼까요. 죽순, 칡잎, 가지, 오이, 열무… 애쓰지 않아도 자연의 온도에 기대어 맛을 채우는 재료가 무궁무진 쏟아지는 때입니다. 죽순김치, 민들레김치, 가지김치, 토마토김치- 여러분이 드셔보았던 김치 맛을 떠올려 봅시다. 비슷한 양념도 주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제각각 다른 맛을 냈던 기억, 나시지요? 😊 생긴 것부터 말끔한 죽숙물김치에는 단아한 짠맛과 대나무의 청량함이 묻어납니다. 들판 어디에서도 잘 자라는 억척스런 민들레는 길들여지지 않은 푸성귀의 향을 느릿느릿 양념에 녹여냅니다. 재료의 특성에 따라 물고추를 쓸지, 고춧가루를 쓸지, 감자풀을 쑤어야 할지, 보리풀을 쑤어야 할지 정해보는 것도 여름 김치 맛에 작은 재미를 더할테지요.


여름김치를 챙겨 먹어야 할 또다른 이유로는 식재료와 식문화의 지속가능성을 들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먹는다, 먹는 만큼 생산한다. 제가 식재료의 다양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말인데요. 당연한 말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희의 소비는 생각보다 힘이 크답니다. 우리가 찾지 않는 식재료는 세상에서 잊혀지고 그러게 잊혀져서 재배하지 않게 되는 식재료는 금새 우리의 밥상에서 사라지게 된답니다. 

식은 보리밥을 쌉싸레한 칡잎김치로 싸서 꼭꼭 씹어보세요. 동글동글 보리밥이 입안에 톡톡 터지고 은은한 칡향이 침샘을 자극할 거예요. 아작하니 짠맛이 터지는 상추김치에 한 입, 매콤한 고구마줄기김치에 한 입 먹다 보면 어느새 입안에 여름이 성큼입니다.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찾을 수 있는 계절의 맛.

편리함 속에 우리가 잊고 살았던 계절의 맛이 여름 김치에 숨어 있습니다. 


글&그림 by 음식탐험가 장민영


우리가 사랑한 바다  part.2

언젠가부터 우리는 작은 크기의 생선들을 마주하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마트나 시장에서 큰 생선을 보는 일은 흔치 않은 데다가 있다해도 비싼 가격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우리 바다에서 명태가 사라진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밥상에는 여전히 수산물이 빠지지 않지만 노르웨이산 고등어, 세네갈산 갈치, 러시아산 명태, 베트남산 쥐포처럼 생선들의 국적은다양해졌습니다. 그만큼 우리 바다의 어족 자원이 고갈되었다는 말일텐데요. 이따금씩 저는 실제로 바닷물을 다 빼 본다면 그 황폐함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지 암울한 상상을 해보곤 합니다.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대책으로 정부에서는 어종별로 연간 잡을 수 있는 상한선을 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어획할 수 있도록 총허용 어획량 (TAC·Total Allowable catch) 을 고지하고 지속적인 어선 감척 사업, 어업별 그물코 제한 등의 조치와 함께 특정 어종에 대하여 금지체장과 금어기를 정해 자원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전세계 어획량은 거의 정체되어 있고 전체 수산물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양식으로 충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양식에서 파생하는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지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추세는 지금까지 연안에서 하던 양식활동을 외해(外海)나 육상으로 옮기자는 것으로 AI, 자율제어 등 정보통신기술 (ICT) 을 기반으로 하여 생물 사육을 위해 사용한 물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순환여과식양식이나, 기존의 아쿠아포닉스 (양어수경재배, Aquaponics) 방식을 보완하여 양식생물의 배설물을 수조내 유익 미생물인 바이오플락으로 분해시켜 배출수 없이 물고기를 사육하는 바이오플락 양식기술 (BFT) 등의 첨단기술들이 점차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국의 기술로 알제리의 사막지대에서 새우 양식에 성공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바다 속 사막화 현상인 ‘갯녹음’을 해소하기 위한 바다숲 조성사업과 인공 어초 설치사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해조류로 이루어진 바다 숲은 많은 물고기들의 산란장과 성육장이자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흡수 저장하여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양을 저감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우리나라는 2013년에 세계 최초로 5월 10일을 바다 식목일로 정하고 꾸준히 바다숲 조성사업을 벌여왔습니다. 그동안 해당 지자체들의 관리부실로 해조류가 폐사하는 등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실효성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정부와 전문가들 모두 이 사업을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하는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어 제도를 보완하여 내년까지 바다목장  50곳을 만들고, 2030년까지 바다숲  5만4000㏊ 규모로 조성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폐어구와 스티로폼 부표도 큰 골칫거리인데요. 폐어구 유실량은 연간 총 4만4000톤으로 추정되고 바다에 버려진 어구에 물고기 등 해양생물의 몸이 얽히는 이른바 ‘유령어업(Ghost fishing)’ 으로 전체 어획량의 10% 가량의 피해가 발생된다고 합니다. 이에 정부는 2030년까지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50%감축 계획’을 발표하고 생분해성 어구 보급 추진과 친환경 부표의 단계적 의무화를 시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김, 굴 양식장에서는 내년부터, 2023년부터는 모든 해상에서 스티로폼 부표의 사용이 금지되고 어구-부표 보증금제도와 함께 어구 유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어구 식별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안타깝지만 이러한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 번 무너져 내린 자원량은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모든 바다에서 상업적인 어업을 중지해야 겨우 바다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결국 수산물을 덜 먹거나 안 먹는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모두가 그렇게 하기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지난 뉴스레터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호에서는 제 나름의 바다사랑 실천법을 여러분과 공유하려 합니다. 요리사이자 평범한 개인으로써 제가 소개해드리는 이 방법들 중에 여러분도 각자의 상황에서 실천하실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하지 않습니다."

1. 치어를 먹지 않습니다.

어린 물고기를 소비하는 것은 미래의 자원을 미리 먹어 치워버리는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일입니다. 총알 오징어(오징어), 깡치(참조기), 솔치(청어), 노가리(명태), 앵치(대구), 고도리(고등어), 풀치(갈치) 등 이름만 들으면 전혀 다른 생선으로 착각하기 십상인 치어들은 잡거나 판매하는 사람들도 문제이지만 소비자들도 이름을 알아두어야 모르고 소비하는 실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뼈째썰기회(세꼬시)도 주로 치어를 사용합니다!


2. 알배기 수산물을 먹지 않습니다.

치어 소비와 마찬가지로 알배기 생선을 먹는 일도 이제는 개선되어야 할 음식문화입니다.

대표적으로 도루묵, 주꾸미, 참조기, 가자미 등인데요. 알을 밴 물고기는 영양분이 알에 집중되어 실제로는 산란기 전에 비해 비교적 맛도 덜합니다. 수많은 탕들 중에서 알탕 하나쯤은 포기해도 되지 않을까요?


3. 낚시를 하지 않습니다.

어민의 수는 10만명이 조금 넘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취미 낚시 인구는 이제 700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낚시를 주제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그 성장을 부추기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는데요. 낚싯배를 타고 나가서 잡는 어획량도 고갈된 우리 바다에는 충분히 파괴적인 양입니다.

낚시인들은 어부들처럼 조업 금지 기간을 지키거나 금지체장을 고려하지 않고, 취미 낚시로 잡는 물고기는 공식 집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 양을 추정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낚시인들에게 동일한 규제가 적용 되어야만 자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처럼 취미 낚시에도 허가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4. 동남아산 새우를 먹지 않습니다.

동남아시아, 특히 태국 수산업계는 이웃 저소득 국가인 미얀마, 캄보디아 출신 불법 이민 노동자 등을 고용해 인권 유린과 노동 착취를 일삼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새우잡이 배나 새우를 까는 작업장에는 업주에게 팔려온 불법 노동자들이 하루 4달러 이하 혹은 무임금으로 노예처럼 일하는 경우가 많고 아동 노동도 심심치 않게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강제 노역으로 생산된 새우는 네슬레나 코스트코 같은 대형 식품 업체의 유통망을 타고 전 세계로 팔려 나갑니다. 양식과 유통의 전 과정에서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여 인증을 부여하는 ASC 새우나 국내산 무항생제 양식 새우, 자연산 새우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5. 수입산 홍어를 먹지 않습니다.

홍어는 한 나라의 수산물 소비가 다른 나라 바다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리나라는 국내 어획량이 급감하자 넘치는 소비량을 충당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 칠레에서 홍어를 수입했는데요. 그 영향으로 홍어류의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남획과 혼획으로 인한 문제점 발생하였고 급기야 자국의 자원 보존을 위해 칠레정부가 금어기를 신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칠레 대신 우루과이, 아르헨티나까지 수입국이 확대되었다고 합니다.

6. 대형 양식 어종 -방어, 연어, 참치- 를 먹지 않습니다. 

육식성 대형 어종은 수은과 같은 잔류성 독성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으며 양식 과정에서 비효율과 많은 환경오염을 초래합니다. 1KG의 고기를 얻기 위해 9KG의 곡물 사료를 먹여야 하는 축산 농장과 1KG의 고기를 얻기 위해 3KG의 생선을 사료로 먹여야 하는 연어 양식은 너무나 유사한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연어에는 단위 지방 당 가장 많은 POPs(잔류성 유기화학 오염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치의 경우 1KG의 참치 살을 만드는 데 10KG의 사료가 들어가고 대개는 어린 물고기들로 만든 생사료의 형태로 지급됩니다. 연어 양식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파타고니아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Artifishal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7. 고래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포경을 금지하지만 의도치 않은 포획이나 그물에서 죽은 채로 잡히는 고래고기의 유통만은 허용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중 유통량의 3분의 2는 불법포경으로 잡은 고래로 채워집니다.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는 밍크고래는 한반도에 남은 유일한 대형 고래이지만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고래는 그 자체로 보호대상이지만 지구 온난화 방지에도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고래 배설물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어 개체수를 증가시키고 이는 이산화탄소를 격리하여 대기 중의 농도를 조절합니다.

"하고 있습니다."

1. 성장이 빠르고 수명이 짧은 어종을 선택합니다. 

참치나 대구처럼 성장과정이 길고 수명이 긴 어종은 멸종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아직 고갈의 위기를 맞지 않은 생태계 먹이사슬의 하위 어종들을 소비합니다. 멸치, 전갱이, 청어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2. 이미 수요가 많은 고급 어종들을 대신하여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된 수산물들을 구매합니다. 

흔히 ‘잡어’ 로 구분하는 생선 (로컬피쉬 Local Fish) 들을 말하는데요. 고무꺽정이, 장대, 성대, 양태, 얼룩수백이, 삼숙이, 횟대, 도치, 홍감펭, 꼬치고기, 붉은메기 (나막스) 같은 생선들은 이름이 낯설지만 나름 매력적인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산지와의 직거래로 이런 생선들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런 비인기어종으로 대체 메뉴를 개발하여 수요를 분산시키려면 저와 같은 요리사들이 더 분발해야겠지요? 열심히 연구해서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3. 에코라벨 (MSC, ASC)로 인증된 수산물을 소비합니다.

식탁에 오른 수산물이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어획되고 안전한가를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두가지 에코라벨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 해양관리협의회)는 미래의 안정적인 수산물 공급을 위해 지속가능어업 국제 규격을 제정하고 에코라벨 도입을 장려하는 국제 비영리단체로서 수산물 생산부터 유통까지 일련의 과정을 평가해 라벨을 부여합니다. ASC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양식 수산물에 대한 인증으로 이 라벨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수질, 생태계, 항생제 사용 등 환경부터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까지 보증해야 합니다.에코 라벨 수산물 소비는 우리보다 일찍 제도를 시행한 유럽과 북미 소비자들에게는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점차 세계적인 기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완도군 전복 양식 어가 26곳에서 친환경 수산물 국제 인증인 ASC를 획득한 데 이어 최근에 톳과 다시마, 기장 미역이 ASC 인증을 받았습니다. MSC의 경우 한성기업이 식품업계 최초로 인증을 받은 이후 60여개 기업이 인증 마크를 획득하였고 이제는 대형마트, 유통사, 식품기업, 글로벌 호텔체인으로 그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홍연어, 명란, 가자미, 명태 등의 수산물이 유통되고 있고 얼마전에 맥도널드에서 재출시한 ‘필레 오 피시’ 버거에는 MSC 인증을 받은 대구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1인당 수산물 섭취량 세계 1위 (2016 세계수산양식현황 / UN식량농업기구) 국가입니다. 황폐한 바다를 다시 예전처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과 규제, 어업종사자들의 인식개선도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의식적인 소비를 하는 개인들의 노력이 중요합니다. 정부 주도가 아닌 시장과 소비자들이 중심이 되어 생산자들이 지속 가능한 생산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시그널을 보내는 일과 함께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관련 자료나 뉴스를 찾아보는 일, 식구들, 지인들과 그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소비자가 요구하지 않으면 시장은 바뀌지 않으며 지금의 파괴적인 어업은 절대 근절되지 않을 것입니다. 소비자는 시장을 바꿀 수 있는 주체라는 점을 잊지 말아주세요.


개인적으로는 여러분께 바다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생물을 만날 기회를 자주 만드시기를 권합니다. 바다는 육상에는 얼마 남지 않은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는 장소입니다. 그 곳에서 먹거리가 아닌 생명체로서 살아가는 그들을 만나는 일, 그렇게 자연과의 괴리를 줄이는 것이 저는 바다를 위한 그 어떤 노력보다 의미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자들의 세상과 가상공간을 떠나서 살아있는 세상으로 발을 디뎌보세요. 그 세계를 경험하고 나면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다를 바라보는 여러분 마음의 풍경도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글&그림 by 요리사 김태윤


Foodies' planEAT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에서 여주인공이 사랑에 빠진 곳을 기억하시나요? 바로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우붓(Ubud)입니다. 발리는 제주도 면적의 3배나 되는 큰 섬이라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중부 내륙지역에 위치한 우붓은 도시화, 상업화된 다른 해안지역 관광지와 달리 빽빽한 숲과 계단식 논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농촌마을이라 조용하게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입니다.


저에게 우붓 여행의 기억은 향기와 색깔로 남아있습니다. 눈이 편안해지는 초록빛 논과 이름만 들어도 향기가 묻어날 것 같은 열대의 꽃들, 골목길 작은 제단에서 피어오르는 은은한 향내음 같은 것들이 소박한 사람들의 미소와 함께 여행길의 평화로움을 더해주었습니다. 저는 어느 도시에 가든 그 지역의 재래시장 방문합니다. 우붓 아침시장은 6시부터 8시까지만 열리는 현지인 시장으로 우붓 사람들의 삶과 가장 맞닿아 있는 공간입니다. ‘신들의 섬’ 이라고 불릴 만큼 기도가 일상이 되어 있는 곳이라 사원에 봉헌하기 위한 꽃장식을 파는 곳에서부터 반찬거리, 생선, 과일, 생필품 등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이 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시장 한 켠에서 뜨끈한 국수를 먹으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우붓 사람들의 하루 일과가 그려집니다. 빠르면 7월부터 발리에 외국인 입국이 재개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동안 코로나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첫 여행으로 ‘우붓’ 을 떠올려 보시면 어떨까요? 분명 후회없는 선택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planEAT recipe

열무김치된장물회 


“옛날에 할아버지랑 낚시를 나가면 열무김치랑 된장만 딱 챙기는거라. 고기를 잡으면 바로 썰어서 같이 넣고 먹었는데 어른들이 술 잡순 다음 날에는 이만한 게 없다고 챙기셨지.” 

장흥에서 만난 여름의 맛, 열무김치쑤기미된장물회를 소개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레시피가 반쯤 나온 것 같지 않나요? 😊


어르신들께서 처음 이 물회를 권하셨을 때 저의 반응은 사실 시큰둥 했습니다. 고백컨대 제가 물회를 즐기는 편이 아니거든요. 믿고 먹어보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한 술 뜬 순간, 제 마음 속 물회 1번은 바로 장흥의 이 열무김치 물회가 되었답니다. 냉장고도 없었을 시절, 우물 안에 넣어 두었던 시큼한 열무김치와 된장을 챙겨 배를 타고 나가면 필요한 것은 오직 바다에 널린 생선뿐! 뱃사람들의 든든한 끼니가 되어 준 열무김치 된장물회, 장흥까지 가기 어려우신 분들은 저와 함께 만들어 보실까요?


기본 재료는 간단합니다. 

잘 익은 열무김치, 된장, 그리고 횟감(남도의 맛, 쑤기미를 만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어려우시다면 여느 흰 살 생선을 추천합니다.)입니다. 여기에 기호에 따라 넣어 먹을 설탕, 식초, 참기름 등만 더하면 된답니다.   




  1. 새콤하게 잘 익은 열무김치에 된장 반 숟가락(집집마다 된장 염도에 따라 가감하세요) 넣고 잘 풀어둡니다. 이러면 이미 물회 국물 만들기는 끝이 나지만 단맛을 좋아하시는 분은 설탕이나 매실청을 약간 넣어도 좋구요. 더 새콤했으면 좋겠다-생각하시는 분은 식초를 살짝 넣어주세요.
  2. 여기에 썰어 둔 회를 넣어 담으면 완성!
  3. 마지막 참기름 몇 방울도 취향에 따라 톡톡!


올여름엔 짭조름하면서도 시원한 남도의 물회를 즐겨보세요.😋

For Earth, For Us

환경의 달 6월을 맞이하여 아워플래닛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고싶은 작은 행동은 'Green Eating' 입니다! Green Eating은 음식을 먹을 때 주로 식물성 식사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지구-환경 지킴에는 소수 사람들이 '비건'이 되는 것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육류와 비윤리적 생산의 동물성 음식을 적게 먹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해요. 그러니 이번주는 고기보다는 채소를 하나 더 챙겨먹는 것이 어떨까요? 7 Days Go Green !!! 

18 June 2021

VOl.2


planEAT news

플래닛 뉴스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UN이 지정한 지속가능한 미식의 날(Sustainable Gastronomy Day)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멋진 재료들과 다채로운 음식을 내일의 우리가,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이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작은 노력들이 필요한데요. 그 방법은 생각보다 재밌고 맛있답니다. 아워플래닛이 전하고 싶은 지속가능한 미식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our sustainability 페이지를 살펴주세요! 

Pollock collage by Soyeon Ahn

Pollock collage by Soyeon Ahn

  6월 셋째 주의 플래닛 뉴스  


  1. 이 계절 놓치지 말아야 할 음식 이야기, 음식탐험가 장민영이 전하는 계절의 기억에서 알아봅니다.
  2.  바다를 아끼는 마음과 우리의 미식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김태윤 셰프의 생각을 나눌게요.
  3.  Foodie`s planEAT 에서는 여러분과 함께 찾아가고픈 월드마켓투어를 시작합니다. 김태윤 셰프와함께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시장으로 떠나봐요.
  4.  PlanEAT recipe에서는 이번 주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먹고 싶은 장흥 어부님들의 레시피를 알리구요.
  5.  For Earth, For Us에서는 여러분과 함께 도전하고 싶은 작은 행동을 제안합니다.



계절의 기억 6월: 여름김치

온 세상이 푸르른 싱그러움으로 물드는 계절, 바야흐로 여름입니다!

곰삭은 김장김치는 잠시 내려 놓고 제 세상 맞은 싱싱한 채소의 맛에 빠질 시간이죠.

열무김치, 고추김치, 가지김치, 죽순김치, 깻잎김치, 곰취김치, 칡잎김치, 상추불뚝김치, 고수김치, 고구마줄기김치, 양배추김치, 토마토김치, 참외김치, 닭김치, 키조개김치, 방게김치…

옛 문헌에 남은 김치의 종류만 해도 2백여 종에 달했을 정도로 다양했던 우리의 김치 문화, 여러분은 몇 가지 김치를 맛보셨나요?



“호박나물 가지김치 풋고추 양념하고, 옥수수 새 맛으로 일 없는 이 먹어보소”

-농가월령가 유월령


여름은 #김치의다양성 을 만나기 가장 좋은 ‘때’ 입니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여름김치를 챙겨 먹어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은데요. 일단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맛’부터 시작해 볼까요. 무더운 여름에도 배추와 무를 키우기 위해 농부님들은 무던히 애를 씁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서늘한 곳에 씨를 뿌리고 때로는 시설 재배를 해가며 자연의 온도를 거슬러 배추김치, 깍두기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노력합니다. 이 노력이 고스란히 맛으로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만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찬 바람을 이겨내며 몸 안 가득 옹골찬 맛과 향을 채우는 가을, 겨울의 배추와는 달리, 여름 배추는 조직이 치밀하지 못해 잔뜩 퍼져버린 김치가 되기 일쑤인데다 제 몸에 품은 특유의 향과 단맛을 양념에 내어주지 못하니 애써 담근 김치가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이 계절 가장 맛있는 식재료로 눈을 돌려볼까요. 죽순, 칡잎, 가지, 오이, 열무… 애쓰지 않아도 자연의 온도에 기대어 맛을 채우는 재료가 무궁무진 쏟아지는 때입니다. 죽순김치, 민들레김치, 가지김치, 토마토김치- 여러분이 드셔보았던 김치 맛을 떠올려 봅시다. 비슷한 양념도 주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제각각 다른 맛을 냈던 기억, 나시지요? 생긴 것부터 말끔한 죽숙물김치에는 단아한 짠맛과 대나무의 청량함이 묻어납니다. 들판 어디에서도 잘 자라는 억척스런 민들레는 길들여지지 않은 푸성귀의 향을 느릿느릿 양념에 녹여냅니다. 재료의 특성에 따라 물고추를 쓸지, 고춧가루를 쓸지, 감자풀을 쑤어야 할지, 보리풀을 쑤어야 할지 정해보는 것도 여름 김치 맛에 작은 재미를 더할테지요.


여름김치를 챙겨 먹어야 할 또다른 이유로는 식재료와 식문화의 지속가능성을 들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먹는다, 먹는 만큼 생산한다. 제가 식재료의 다양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말인데요. 당연한 말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희의 소비는 생각보다 힘이 크답니다. 우리가 찾지 않는 식재료는 세상에서 잊혀지고 그러게 잊혀져서 재배하지 않게 되는 식재료는 금새 우리의 밥상에서 사라지게 된답니다.

식은 보리밥을 쌉싸레한 칡잎김치로 싸서 꼭꼭 씹어보세요. 동글동글 보리밥이 입안에 톡톡 터지고 은은한 칡향이 침샘을 자극할 거예요. 아작하니 짠맛이 터지는 상추김치에 한 입, 매콤한 고구마줄기김치에 한 입 먹다 보면 어느새 입안에 여름이 성큼입니다.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찾을 수 있는 계절의 맛. 편리함 속에 우리가 잊고 살았던 계절의 맛이 여름 김치에 숨어 있습니다.


글&그림 by 음식탐험가 장민영



우리가 사랑한 바다 part.2 

언젠가부터 우리는 작은 크기의 생선들을 마주하는 일에 익숙해졌습니다. 마트나 시장에서 큰 생선을 보는 일은 흔치 않은 데다가 있다해도 비싼 가격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우리 바다에서 명태가 사라진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밥상에는 여전히 수산물이 빠지지 않지만 노르웨이산 고등어, 세네갈산 갈치, 러시아산 명태, 베트남산 쥐포처럼 생선들의 국적은다양해졌습니다. 그만큼 우리 바다의 어족 자원이 고갈되었다는 말일텐데요. 이따금씩 저는 실제로 바닷물을 다 빼 본다면 그 황폐함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지 암울한 상상을 해보곤 합니다.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대책으로 정부에서는 어종별로 연간 잡을 수 있는 상한선을 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어획할 수 있도록 총허용 어획량 (TAC·Total Allowable catch) 을 고지하고 지속적인 어선 감척 사업, 어업별 그물코 제한 등의 조치와 함께 특정 어종에 대하여 금지체장과 금어기를 정해 자원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전세계 어획량은 거의 정체되어 있고 전체 수산물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양식으로 충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양식에서 파생하는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지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추세는 지금까지 연안에서 하던 양식활동을 외해(外海)나 육상으로 옮기자는 것으로 AI, 자율제어 등 정보통신기술 (ICT) 을 기반으로 하여 생물 사육을 위해 사용한 물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순환여과식양식이나, 기존의 아쿠아포닉스 (양어수경재배, Aquaponics) 방식을 보완하여 양식생물의 배설물을 수조내 유익 미생물인 바이오플락으로 분해시켜 배출수 없이 물고기를 사육하는 바이오플락 양식기술 (BFT) 등의 첨단기술들이 점차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한국의 기술로 알제리의 사막지대에서 새우 양식에 성공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바다 속 사막화 현상인 ‘갯녹음’을 해소하기 위한 바다숲 조성사업과 인공 어초 설치사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해조류로 이루어진 바다 숲은 많은 물고기들의 산란장과 성육장이자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흡수 저장하여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양을 저감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우리나라는 2013년에 세계 최초로 5월 10일을 바다 식목일로 정하고 꾸준히 바다숲 조성사업을 벌여왔습니다. 그동안 해당 지자체들의 관리부실로 해조류가 폐사하는 등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실효성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정부와 전문가들 모두 이 사업을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하는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어 제도를 보완하여 내년까지 바다목장  50곳을 만들고, 2030년까지 바다숲  5만4000㏊ 규모로 조성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폐어구와 스티로폼 부표도 큰 골칫거리인데요. 폐어구 유실량은 연간 총 4만4000톤으로 추정되고 바다에 버려진 어구에 물고기 등 해양생물의 몸이 얽히는 이른바 ‘유령어업(Ghost fishing)’ 으로 전체 어획량의 10% 가량의 피해가 발생된다고 합니다. 이에 정부는 2030년까지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50%감축 계획’을 발표하고 생분해성 어구 보급 추진과 친환경 부표의 단계적 의무화를 시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김, 굴 양식장에서는 내년부터, 2023년부터는 모든 해상에서 스티로폼 부표의 사용이 금지되고 어구-부표 보증금제도와 함께 어구 유실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어구 식별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안타깝지만 이러한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 번 무너져 내린 자원량은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모든 바다에서 상업적인 어업을 중지해야 겨우 바다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결국 수산물을 덜 먹거나 안 먹는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모두가 그렇게 하기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지난 뉴스레터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호에서는 제 나름의 바다사랑 실천법을 여러분과 공유하려 합니다. 요리사이자 평범한 개인으로써 제가 소개해드리는 이 방법들 중에 여러분도 각자의 상황에서 실천하실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하지 않습니다."

1. 치어를 먹지 않습니다.

어린 물고기를 소비하는 것은 미래의 자원을 미리 먹어 치워버리는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일입니다. 총알 오징어(오징어), 깡치(참조기), 솔치(청어), 노가리(명태), 앵치(대구), 고도리(고등어), 풀치(갈치) 등 이름만 들으면 전혀 다른 생선으로 착각하기 십상인 치어들은 잡거나 판매하는 사람들도 문제이지만 소비자들도 이름을 알아두어야 모르고 소비하는 실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뼈째썰기회(세꼬시)도 주로 치어를 사용합니다!


2. 알배기 수산물을 먹지 않습니다.

치어 소비와 마찬가지로 알배기 생선을 먹는 일도 이제는 개선되어야 할 음식문화입니다.

대표적으로 도루묵, 주꾸미, 참조기, 가자미 등인데요. 알을 밴 물고기는 영양분이 알에 집중되어 실제로는 산란기 전에 비해 비교적 맛도 덜합니다. 수많은 탕들 중에서 알탕 하나쯤은 포기해도 되지 않을까요?


3. 낚시를 하지 않습니다.

어민의 수는 10만명이 조금 넘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취미 낚시 인구는 이제 700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낚시를 주제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그 성장을 부추기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는데요. 낚싯배를 타고 나가서 잡는 어획량도 고갈된 우리 바다에는 충분히 파괴적인 양입니다.

낚시인들은 어부들처럼 조업 금지 기간을 지키거나 금지체장을 고려하지 않고, 취미 낚시로 잡는 물고기는 공식 집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 양을 추정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낚시인들에게 동일한 규제가 적용 되어야만 자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처럼 취미 낚시에도 허가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4. 동남아산 새우를 먹지 않습니다.

동남아시아, 특히 태국 수산업계는 이웃 저소득 국가인 미얀마, 캄보디아 출신 불법 이민 노동자 등을 고용해 인권 유린과 노동 착취를 일삼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새우잡이 배나 새우를 까는 작업장에는 업주에게 팔려온 불법 노동자들이 하루 4달러 이하 혹은 무임금으로 노예처럼 일하는 경우가 많고 아동 노동도 심심치 않게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강제 노역으로 생산된 새우는 네슬레나 코스트코 같은 대형 식품 업체의 유통망을 타고 전 세계로 팔려 나갑니다. 양식과 유통의 전 과정에서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여 인증을 부여하는 ASC 새우나 국내산 무항생제 양식 새우, 자연산 새우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5. 수입산 홍어를 먹지않습니다.

홍어는 한 나라의 수산물 소비가 다른 나라 바다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우리나라는 국내 어획량이 급감하자 넘치는 소비량을 충당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 칠레에서 홍어를 수입했는데요. 그 영향으로 홍어류의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남획과 혼획으로 인한 문제점 발생하였고 급기야 자국의 자원 보존을 위해 칠레정부가 금어기를 신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칠레 대신 우루과이, 아르헨티나까지 수입국이 확대되었다고 합니다.


6. 대형 양식 어종 -방어, 연어, 참치- 를 먹지 않습니다.

육식성 대형 어종은 수은과 같은 잔류성 독성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으며 양식 과정에서 비효율과 많은 환경오염을 초래합니다. 1KG의 고기를 얻기 위해 9KG의 곡물 사료를 먹여야 하는 축산 농장과 1KG의 고기를 얻기 위해 3KG의 생선을 사료로 먹여야 하는 연어 양식은 너무나 유사한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연어에는 단위 지방 당 가장 많은 POPs(잔류성 유기화학 오염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참치의 경우 1KG의 참치 살을 만드는 데 10KG의 사료가 들어가고 대개는 어린 물고기들로 만든 생사료의 형태로 지급됩니다. 연어 양식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파타고니아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Artifishal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7. 고래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포경을 금지하지만 의도치 않은 포획이나 그물에서 죽은 채로 잡히는 고래고기의 유통만은 허용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중 유통량의 3분의 2는 불법포경으로 잡은 고래로 채워집니다. 뉴스에도 자주 등장하는 밍크고래는 한반도에 남은 유일한 대형 고래이지만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고래는 그 자체로 보호대상이지만 지구 온난화 방지에도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고래 배설물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어 개체수를 증가시키고 이는 이산화탄소를 격리하여 대기 중의 농도를 조절합니다.

"하고 있습니다."

1. 성장이 빠르고 수명이 짧은 어종을 선택합니다.

참치나 대구처럼 성장과정이 길고 수명이 긴 어종은 멸종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아직 고갈의 위기를 맞지 않은 생태계 먹이사슬의 하위 어종들을 소비합니다. 멸치, 전갱이, 청어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2. 이미 수요가 많은 고급 어종들을 대신하여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된 수산물들을 구매합니다.

흔히 ‘잡어’ 로 구분하는 생선 (로컬피쉬 Local Fish) 들을 말하는데요. 고무꺽정이, 장대, 성대, 양태, 얼룩수백이, 삼숙이, 횟대, 도치, 홍감펭, 꼬치고기, 붉은메기 (나막스) 같은 생선들은 이름이 낯설지만 나름 매력적인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산지와의 직거래로 이런 생선들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런 비인기어종으로 대체 메뉴를 개발하여 수요를 분산시키려면 저와 같은 요리사들이 더 분발해야겠지요? 열심히 연구해서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3. 에코라벨 (MSC, ASC)로 인증된 수산물을 소비합니다.

식탁에 오른 수산물이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어획되고 안전한가를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두가지 에코라벨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 해양관리협의회)는 미래의 안정적인 수산물 공급을 위해 지속가능어업 국제 규격을 제정하고 에코라벨 도입을 장려하는 국제 비영리단체로서 수산물 생산부터 유통까지 일련의 과정을 평가해 라벨을 부여합니다. ASC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양식 수산물에 대한 인증으로 이 라벨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수질, 생태계, 항생제 사용 등 환경부터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까지 보증해야 합니다.

에코 라벨 수산물 소비는 우리보다 일찍 제도를 시행한 유럽과 북미 소비자들에게는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점차 세계적인 기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완도군 전복 양식 어가 26곳에서 친환경 수산물 국제 인증인 ASC를 획득한 데 이어 최근에 톳과 다시마, 기장 미역이 ASC 인증을 받았습니다. MSC의 경우 한성기업이 식품업계 최초로 인증을 받은 이후 30여개 기업이 인증 마크를 획득하였고 이제는 대형마트, 유통사, 식품기업, 글로벌 호텔체인으로 그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홍연어, 고등어, 명란, 가자미, 대구 등의 수산물이 유통되고 있고 얼마전에 맥도널드에서 재출시한 ‘필레 오 피시’ 버거에는 MSC 인증을 받은 대구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1인당 수산물 섭취량 세계 1위 (2016 세계수산양식현황 / UN식량농업기구) 국가입니다. 황폐한 바다를 다시 예전처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과 규제, 어업종사자들의 인식개선도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의식적인 소비를 하는 개인들의 노력이 중요합니다. 정부 주도가 아닌 시장과 소비자들이 중심이 되어 생산자들이 지속 가능한 생산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시그널을 보내는 일과 함께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관련 자료나 뉴스를 찾아보는 일, 식구들, 지인들과 그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소비자가 요구하지 않으면 시장은 바뀌지 않으며 지금의 파괴적인 어업은 절대 근절되지 않을 것입니다. 소비자는 시장을 바꿀 수 있는 주체라는 점을 잊지 말아주세요.


개인적으로는 여러분께 바다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생물을 만날 기회를 자주 만드시기를 권합니다. 바다는 육상에는 얼마 남지 않은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는 장소입니다. 그 곳에서 먹거리가 아닌 생명체로서 살아가는 그들을 만나는 일, 그렇게 자연과의 괴리를 줄이는 것이 저는 바다를 위한 그 어떤 노력보다 의미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자들의 세상과 가상공간을 떠나서 살아있는 세상으로 발을 디뎌보세요. 그 세계를 경험하고 나면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다를 바라보는 여러분 마음의 풍경도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글&그림 by 요리사 김태윤


Foodie-s planEAT

 Abu Kim

 Abu Kim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에서 여주인공이 사랑에 빠진 곳을 기억하시나요? 바로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우붓(Ubud)입니다. 발리는 제주도 면적의 3배나 되는 큰 섬이라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중부 내륙지역에 위치한 우붓은 도시화, 상업화된 다른 해안지역 관광지와 달리 빽빽한 숲과 계단식 논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농촌마을이라 조용하게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입니다.


저에게 우붓 여행의 기억은 향기와 색깔로 남아있습니다. 눈이 편안해지는 초록빛 논과 이름만 들어도 향기가 묻어날 것 같은 열대의 꽃들, 골목길 작은 제단에서 피어오르는 은은한 향내음 같은 것들이 소박한 사람들의 미소와 함께 여행길의 평화로움을 더해주었습니다. 저는 어느 도시에 가든 그 지역의 재래시장 방문합니다. 우붓 아침시장은 6시부터 8시까지만 열리는 현지인 시장으로 우붓 사람들의 삶과 가장 맞닿아 있는 공간입니다. ‘신들의 섬’ 이라고 불릴 만큼 기도가 일상이 되어 있는 곳이라 사원에 봉헌하기 위한 꽃장식을 파는 곳에서부터 반찬거리, 생선, 과일, 생필품 등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이 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시장 한 켠에서 뜨끈한 국수를 먹으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우붓 사람들의 하루 일과가 그려집니다. 빠르면 7월부터 발리에 외국인 입국이 재개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동안 코로나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첫 여행으로 ‘우붓’ 을 떠올려 보시면 어떨까요? 분명 후회없는 선택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planEAT recipe

열무김치된장물회


“옛날에 할아버지랑 닊시를 나가면 열무김치랑 된장만 딱 챙기는거라. 고기를 잡으면 바로 썰어서 같이 넣고 먹었는데 어른들이 술 잡순 다음 날에는 이만한 게 없다고 챙기셨지.”

장흥에서 만난 여름의 맛, 열무김치쑤기미된장물회를 소개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레시피가 반쯤 나온 것 같지 않나요? 
어르신들께서 처음 이 물회를 권하셨을 때 저의 반응은 사실 시큰둥 했습니다. 고백컨대 제가 물회를 즐기는 편이 아니거든요. 믿고 먹어보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한 술 뜬 순간, 제 마음 속 물회 1번은 바로 장흥의 이 열무김치 물회가 되었답니다.
냉장고도 없었을 시절, 우물 안에 넣어 두었던 시큼한 열무김치와 된장을 챙겨 배를 타고 나가면 필요한 것은 오직 바다에 널린 생선뿐!
뱃사람들의 든든한 끼니가 되어 준 열무김치 된장물회, 장흥까지 가기 어려우신 분들은 저와 함께 만들어 보실까요?

기본 재료는 간단합니다. 
잘 익은 열무김치, 된장, 그리고 횟감(남도의 맛, 쑤기미를 만날 수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어려우시다면 여느 흰 살 생선을 추천합니다.)입니다. 여기에 기호에 따라 넣어 먹을 설탕, 식초, 참기름 등만 더하면 된답니다.




자, 그럼 만들어 볼까요.


  • 새콤하게 잘 익은 열무김치에 된장 반 숟가락(집집마다 된장 염도에 따라 가감하세요) 넣고 잘 풀어둡니다. 이러면 이미 물회 국물 만들기는 끝이 나지만 단맛을 좋아하시는 분은 설탕이나 매실청을 약간 넣어도 좋구요. 더 새콤했으면 좋겠다-생각하시는 분은 식초를 살짝 넣어주세요.
  • 여기에 썰어 둔 회를 넣어 담으면 완성!
  • 마지막 참기름 몇 방울도 취향에 따라 톡톡!


올여름엔 짭조름하면서도 시원한 남도의 물회를 즐겨보세요.

 #이땅의맛 #장흥의맛 #해장템 #열물김치된장물회



For Earth, For Us!

환경의 달 6월을 맞이하여 아워플래닛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고싶은 작은 행동은 'Green Eating' 입니다! Green Eating은 음식을 먹을 때 주로 식물성 식사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지구-환경 지킴에는 소수 사람들이 '비건'이 되는 것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육류와 비윤리적 생산의 동물성 음식을 적게 먹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해요. 그러니 이번주는 고기보다는 채소를 하나 더 챙겨먹는 것이 어떨까요? 7 Days Go Gre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