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July 2021
VOL.4
planEAT news
안녕하세요. 플래닛 뉴스 구독자 여러분들
지난 14일은 ‘세계 침팬지의 날 (World Chimpanzee Day)'이었는데요. 가까이에 둘 수 없어 그 존재를 늘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와 매우 닮아있는 사랑스러운 녀석들에 대해 들여다볼 좋은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야생에 남아있는 침팬지는 단 30여만 마리, 그중 많은 무리가 장기적으로 생존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위태로운 숲에서 살아갑니다. 한 종을 지키는 것은 비단 그 종을 위한 일은 아닙니다. 다양한 생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맞닿아 있음을 모르는 이는 없지요.
아워플래닛이 #종다양성 을 보는 시각은 다양합니다. 때로는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벗이, 때로는 내가 좋아하는 식재료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삶을, 나의 식탁을 변화시키기도 하는데요. 이번 주에는 #품종다양성 이 어떻게 나의 식탁을 미식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지 다양한 감자를 통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7월 셋째 주의 플래닛 뉴스
계절의 기억 7월: 하지감자
"여러분은 무슨 감자를 좋아하세요?"
정말이지 감자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요. 이럴 땐 이 감자, 저럴 땐 저 감자_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약 7천여년 전, 페루의 남부에서 기원하여 안데스 산맥으로 전파되고 스페인을 통해 유럽으로 뻗어 나간 감자는 척박한 땅에서도, 불리한 기상 조건에서도 상당한 수확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과거 유럽을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감자는 세계 4대 식량 작물로 손꼽힐 만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는 식재료인데요. 조선시대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는 감자는 가지, 토마토 등과 함께 가지과에 속하며 뿌리 같이 생긴 덩이줄기를 식용으로 합니다.(감자의 역사와 고조리서에 담긴 음식 이야기는 다음 뉴스레터에 살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수미칩 덕에 감자에도 다양한 품종이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미, 금선, 금왕, 설봉, 다미, 은선, 남작, 하령, 두백, 추백, 대서, 남작, 홍감자, 대지, 홍영, 자영, 보라밸리, 수선, 고운, 대광… 기억하기도 힘들만큼 많은 품종의 감자가 존재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실제로 마트에서 마주하는 감자는 하지감자, 햇감자, 흙감자라고 표기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몇 해 전, 영국의 한 슈퍼마켓 감자 코너에서 00 potato for chips, xx potato for mashed potato 등 요리에 따른 제안 품종을 적어 놓은 친절함에 반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일반적으로 이 같은 제안은 감자의 특성 중 익은 후의 입자가 분질이냐, 중간질이냐, 점질이냐에 따라 구분하게 됩니다.
여기서 잠시 분질, 중간질, 점질 감자에 대한 짧은 설명을 드리자면 분질 감자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포근포근 분이 나는 감자, 점질 감자는 매끈하니 입자가 곱고 분이 나지 않는 감자, 중간질 감자는 말 그대로 분질과 점질의 중간 특성을 가진 감자를 이야기합니다. 아래의 감자 취향표에 분질, 중간질, 점질 감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품종을 적어두었는데요. 이 같은 분류는 감자를 익힌 후의 입자 크기에 따라 나뉘며 각각의 감자가 가지고 있는 전분량과 전분의 종류, 수분함량에 따라 판단을 폭을 넓히기도 합니다. (각각의 감자에 대한 전문 데이터 아카이빙은 아워플래닛의 홈페이지 와 인스타그램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품종에 따른 일반적 특성을 알아두는 것은 나의 #음식취향찾기 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제안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게다가 같은 품종이라도 토양의 환경이나 재배 일수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기도 하니 말입니다.(대체적으로 황토질에서 자랄수록, 오래 키울수록 분질성을 띄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제 감자 취향표를 보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볼게요.
<음식탐험가 장민영의 감자 취향표>
이 취향표를 보고 반문이 드는 분, 분명 계시리라 믿습니다. ‘나는 감자조림은 깔끔하고 매끈한 게 좋아. 점질 감자를 써야지.’ 라든지 ‘감자전은 전분이 많은 분질 감자가 좋지.’라든지 말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겠지요. “저는, 감자전은 찰박하니 감자내가 풀풀나는 추백이 딱 좋아요. 감자조림은 양념이 탁해져도 반쯤 풀어진 게 비벼 먹기 좋더라구요.”
정확한 용도를 두고 품종을 개량해 나오는 감자도 많습니다. 새봉은 튀겼을 때 좋은 색감을 가지게끔 당도를 낮추어 개량한 품종으로 수입 감자를 대체할 감자칩용 감자이며, 홍영이나 자영은 수분 함량이 높이고 건강에 좋은 안토시아닌을 함유한 감자 품종으로 생식용으로 개량한 감자입니다. 아는 만큼 맛있어집니다. 확고한 나의 음식 취향에 감자의 품종을 매칭한다면 음식을 먹는 재미도 배가 될테지요.
요즘은 재래종 감자, 신품종 감자, 외래종 감자 등 다양한 감자를 재배하려는 농부님들이 많아지고 있으니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의 식탁은 수미 일색의 단조로움을 쉽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감자탕을 해야 하니 하령을 사야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요리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우리의 관심과 소비가 농부님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농부님들의 움직임이 다양한 생명을 키워냅니다. 이렇듯 미식을 향한 우리의 호기심과 행동은 종다양성을 지키는 원동력이 되고, 이렇게 지켜낸 자연은 우리의 삶과 미식 생활을 지속가능하게 합니다.
다양한 식재료를 제대로 알고 즐기는 일은 우리가 환경을 지켜내는 가장 즐거운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반도식재료재발견 #종다양성 #식재료취향찾기 #가치소비 #상생 #식탁위의지속가능성
글&그림 by 음식탐험가 장민영
Foodie-s planEAT: 붉은 도시의 향연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도시가 있습니다. 여행을 계획하는 순간부터 부푼 상상들로 가득한 마음이 몸보다 먼저 여행을 떠나는 곳. 저에게는 모로코의 마라케시가 그런 도시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광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제마 엘프나 (Djema el-fna)'는 한때 죄인들을 공개 처형하던 곳이기도 했지만 그 영욕의 역사가 무색하게도 이제 낮에는 온갖 이국적인 물건들을 파는 쇼핑 천국이, 밤에는 지구 최고의 야시장이 되는 세계적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백만 불짜리 미소의 호객꾼과, 밸리 댄서, 도인, 달인,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까지 다양한 인간군상이 만드는 논스톱 드라마가 펼쳐지는 한낮의 광장은 해가 떨어지면 지상 최대의 미식쇼가 펼쳐지는 무대로 변신합니다.
향신료 향으로 가득한 음식들을 늘어놓은 포장마차들이 광장을 빽빽이 채우면 음식을 파는 사람들과 구경하는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들고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북소리와 피리 소리, 아랍어 노랫소리는 시장 곳곳에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빛바랜 붉은 벽들로 이어진 구시가의 골목과 이국의 향으로 가득한 오래된 시장에서 잠시나마 어릴 적 상상했던 ‘아라비안 나이트’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그림 by 요리사 김태윤
planEAT recipe
지리산에서 만난 여름의 맛,
감자인절미를 소개합니다!
입하에 일어선 여름이 하지가 되면 온 세상에 뻗친다지요. 장마가 오기 전에 거두고, 또 먹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몇 해 전, 지리산에서 만난 산촌마을의 여름은 열무김치와 하지 감자로 시작됩더이다.
“보야이 분이 오른 감자를 찌서 반은 열무김치에 풀로 쓰고 또 반은 찌사가 감자떡을 해묵지. 콩고물 발라가 무믄 을매나 꼬시다꼬”
“할머니, 감자떡은 강원도에서 많이 해먹는 거 아니어요?”
“거는 감자를 써키가 가리를 내리 만들고 우리는 열무김치 담는 날, 폭 찌서 만들지.”
쫄깃탱글한 식감이 매력적인 강원도의 감자떡을 떠올렸던 저에게 폭신폭신 부드러운 지리산의 감자떡의 맛은 신세계! 그 자체였습니다.
기본 재료는 간단합니다. 분이 뽀얗게 나는 포근포근 분질감자와 콩고물, 그리고 감자를 열심히 칠수 있는 체력!!!
자, 그럼 만들어 볼까요.
남작, 두백, 하령, 금선, 홍감자... 다 좋아요. 껍질을 벗긴 감자를 푹 찝니다.
찰박찰박 감자가 엉겨 붙으면 거의 다 되었습니다. 가래떡처럼 길게 반죽해 놓고 똑똑 떼어 콩고물을 묻혀주세요.
올 여름엔 폭신폭신 부드러운 지리산의 감자떡을 즐겨보세요.😋
For Earth, For Us
Plant a Veggie Garden!
지속가능한 식탁을 지향하는 여러분과 함께 하는 For Earth, For Us!
건강한 지구와 나를 위해 집안에 작은 화분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기분 좋은 향을 내는 허브도 좋고, 시시 때때 잘라먹어도 쑥쑥 자라는 대파도 좋아요. (하얀 파꽃은 또 얼마나 이쁘게요 ) 나를 위한 조그만 베지 가든을 가져봐요.
소꿉놀이 같은 farm to table 이라도 좋아요. 갓 딴 허브가 주는 향긋함이 내 요리의 맛을 얼마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지 느껴보는 좋은 기회가 될 테니까요.
16 July 2021
VOl.4
안녕하세요. 플래닛 뉴스 구독자 여러분들 💗
지난 14일은 ‘세계 침팬지의 날 (World Chimpanzee Day)'이었는데요. 가까이에 둘 수 없어 그 존재를 늘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와 매우 닮아있는 사랑스러운 녀석들에 대해 들여다볼 좋은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야생에 남아있는 침팬지는 단 30여만 마리, 그중 많은 무리가 장기적으로 생존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위태로운 숲에서 살아갑니다. 한 종을 지키는 것은 비단 그 종을 위한 일은 아닙니다. 다양한 생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맞닿아 있음을 모르는 이는 없지요.
아워플래닛이 #종다양성 을 보는 시각은 다양합니다. 때로는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벗이, 때로는 내가 좋아하는 식재료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삶을, 나의 식탁을 변화시키기도 하는데요. 이번 주에는 #품종다양성 이 어떻게 나의 식탁을 미식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지 다양한 감자를 통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7월 셋째 주의 플래닛 뉴스
“여러분은 무슨 감자를 좋아하세요?”
기름과 만나면 향이 두 배 업그레이드되는 금선
식어서 노화가 되어도 일정한 식감을 유지하는 다미
버터 어디 갔어! 외치게 되는 남작
감자 특유의 흙내가 매력적인 은선
보드랍고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인 울릉 홍감자
물에 빠져도 겉은 매끈하니 속은 포근포근한 하령
갈아 부치면 쫀득한 식감이 일품, 감자향까지 오래가는 추백
이거 양념한거야? 싶은 맘이 들 정도로 달큰한 산들
정말이지 감자의 매력은 어디까지일까요. 이럴 땐 이 감자, 저럴 땐 저 감자_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약 7천여년 전, 페루의 남부에서 기원하여 안데스 산맥으로 전파되고 스페인을 통해 유럽으로 뻗어 나간 감자는 척박한 땅에서도, 불리한 기상 조건에서도 상당한 수확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과거 유럽을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감자는 세계 4대 식량 작물로 손꼽힐 만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는 식재료인데요. 조선시대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는 감자는 가지, 토마토 등과 함께 가지과에 속하며 뿌리 같이 생긴 덩이줄기를 식용으로 합니다.(감자의 역사와 고조리서에 담긴 음식 이야기는 다음 뉴스레터에 살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수미칩 덕에 감자에도 다양한 품종이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미, 금선, 금왕, 설봉, 다미, 은선, 남작, 하령, 두백, 추백, 대서, 남작, 홍감자, 대지, 홍영, 자영, 보라밸리, 수선, 고운, 대광… 기억하기도 힘들만큼 많은 품종의 감자가 존재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실제로 마트에서 마주하는 감자는 하지감자, 햇감자, 흙감자라고 표기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몇 해 전, 영국의 한 슈퍼마켓 감자 코너에서 00 potato for chips, xx potato for mashed potato 등 요리에 따른 제안 품종을 적어 놓은 친절함에 반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일반적으로 이 같은 제안은 감자의 특성 중 익은 후의 입자가 분질이냐, 중간질이냐, 점질이냐에 따라 구분하게 됩니다.
여기서 잠시 분질, 중간질, 점질 감자에 대한 짧은 설명을 드리자면 분질 감자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포근포근 분이 나는 감자, 점질 감자는 매끈하니 입자가 곱고 분이 나지 않는 감자, 중간질 감자는 말 그대로 분질과 점질의 중간 특성을 가진 감자를 이야기합니다. 아래의 감자 취향표에 분질, 중간질, 점질 감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품종을 적어두었는데요. 이 같은 분류는 감자를 익힌 후의 입자 크기에 따라 나뉘며 각각의 감자가 가지고 있는 전분량과 전분의 종류, 수분함량에 따라 판단을 폭을 넓히기도 합니다. (각각의 감자에 대한 전문 데이터 아카이빙은 아워플래닛의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품종에 따른 일반적 특성을 알아두는 것은 나의 #음식취향찾기 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제안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게다가 같은 품종이라도 토양의 환경이나 재배 일수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기도 하니 말입니다.(대체적으로 황토질에서 자랄수록, 오래 키울수록 분질성을 띄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제 감자 취향표를 보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볼게요.
<음식탐험가 장민영의 감자 취향표>
이 취향표를 보고 반문이 드는 분, 분명 계시리라 믿습니다. ‘나는 감자조림은 깔끔하고 매끈한 게 좋아. 점질 감자를 써야지.’ 라든지 ‘감자전은 전분이 많은 분질 감자가 좋지.’라든지 말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겠지요. “저는, 감자전은 찰박하니 감자내가 풀풀나는 추백이 딱 좋아요. 감자조림은 양념이 탁해져도 반쯤 풀어진 게 비벼 먹기 좋더라구요.”
정확한 용도를 두고 품종을 개량해 나오는 감자도 많습니다. 새봉은 튀겼을 때 좋은 색감을 가지게끔 당도를 낮추어 개량한 품종으로 수입 감자를 대체할 감자칩용 감자이며, 홍영이나 자영은 수분 함량이 높이고 건강에 좋은 안토시아닌을 함유한 감자 품종으로 생식용으로 개량한 감자입니다. 아는 만큼 맛있어집니다. 확고한 나의 음식 취향에 감자의 품종을 매칭한다면 음식을 먹는 재미도 배가 될테지요.
요즘은 재래종 감자, 신품종 감자, 외래종 감자 등 다양한 감자를 재배하려는 농부님들이 많아지고 있으니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의 식탁은 수미 일색의 단조로움을 쉽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감자탕을 해야 하니 하령을 사야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요리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우리의 관심과 소비가 농부님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농부님들의 움직임이 다양한 생명을 키워냅니다. 이렇듯 미식을 향한 우리의 호기심과 행동은 종다양성을 지키는 원동력이 되고, 이렇게 지켜낸 자연은 우리의 삶과 미식 생활을 지속가능하게 합니다.
다양한 식재료를 제대로 알고 즐기는 일은 우리가 환경을 지켜내는 가장 즐거운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반도식재료재발견 #종다양성 #식재료취향찾기 #가치소비 #상생 #식탁위의지속가능성
글&그림 by 음식탐험가 장민영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도시가 있습니다. 여행을 계획하는 순간부터 부푼 상상들로 가득한 마음이 몸보다 먼저 여행을 떠나는 곳. 저에게는 모로코의 마라케시가 그런 도시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광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제마 엘프나 (Djema el-fna)'는
한때 죄인들을 공개 처형하던 곳이기도 했지만 그 영욕의 역사가 무색하게도 이제 낮에는 온갖 이국적인 물건들을 파는 쇼핑 천국이, 밤에는 지구 최고의 야시장이 되는 세계적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백만 불짜리 미소의 호객꾼과, 밸리 댄서, 도인, 달인,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까지 다양한 인간군상이 만드는 논스톱 드라마가 펼쳐지는 한낮의 광장은 해가 떨어지면 지상 최대의 미식쇼가 펼쳐지는 무대로 변신합니다.
향신료 향으로 가득한 음식들을 늘어놓은 포장마차들이 광장을 빽빽이 채우면 음식을 파는 사람들과 구경하는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들고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북소리와 피리 소리, 아랍어 노랫소리는 시장 곳곳에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빛바랜 붉은 벽들로 이어진 구시가의 골목과 이국의 향으로 가득한 오래된 시장에서 잠시나마 어릴 적 상상했던 ‘아라비안 나이트’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그림 by 요리사 김태윤
지리산에서 만난 여름의 맛, 감자인절미를 소개합니다!
입하에 일어선 여름이 하지가 되면 온 세상에 뻗친다지요. 장마가 오기 전에 거두고, 또 먹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몇 해 전, 지리산에서 만난 산촌마을의 여름은 열무김치와 하지 감자로 시작됩더이다.
“보야이 분이 오른 감자를 찌서 반은 열무김치에 풀로 쓰고 또 반은 찌사가 감자떡을 해묵지. 콩고물 발라가 무믄 을매나 꼬시다꼬”
“할머니, 감자떡은 강원도에서 많이 해먹는 거 아니어요?”
“거는 감자를 써키가 가리를 내리 만들고 우리는 열무김치 담는 날, 폭 찌서 만들지.”
쫄깃탱글한 식감이 매력적인 강원도의 감자떡을 떠올렸던 저에게 폭신폭신 부드러운 지리산의 감자떡의 맛은 신세계! 그 자체였습니다.
기본 재료는 간단합니다. 분이 뽀얗게 나는 포근포근 분질감자와 콩고물, 그리고 감자를 열심히 칠수 있는 체력!!! 😊
자, 그럼 만들어 볼까요.
올 여름엔 폭신폭신 부드러운 지리산의 감자떡을 즐겨보세요.
#이땅의맛 #지리산의맛 #분질감자 #감자떡 #감자인절미
Plant a Veggie Garden!
지속가능한 식탁을 지향하는 여러분과 함께 하는 For Earth, For Us!
건강한 지구와 나를 위해 집안에 작은 화분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기분 좋은 향을 내는 허브도 좋고, 시시 때때 잘라먹어도 쑥쑥 자라는 대파도 좋아요. (하얀 파꽃은 또 얼마나 이쁘게요 😊 ) 나를 위한 조그만 베지 가든을 가져봐요.
소꿉놀이 같은 farm to table 이라도 좋아요. 갓 딴 허브가 주는 향긋함이 내 요리의 맛을 얼마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지 느껴보는 좋은 기회가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