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Nov 2021
VOL.11
planEAT news
지구를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채식을 늘여가는 것입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축산업이 가져온 피해는 실로 엄청납니다. 소의 방귀와 트림이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축산업에서 사용하는 담수의 양은 인간이 사용하는 양의 몇 곱절이 넘는 양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는 내버려 두고서라도 채식은 계절의 맛과 지역의 맛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지요. 여러분의 다양한 채식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조만간 환경재단과 함께하는 #다채로운식탁캠페인에서 이 이야기, 이어가 볼게요!
For Earth, For Us!
11월 첫째 주의 플래닛뉴스
“한국인의 밥상에 고등어가 빠질 수 있습니까!”
몇 년이 지났지만 전화기 너머 호탕히 울리던 수협장님의 목소리가 여전히 생생합니다.
제주 앞바다에서 고등어를 실은 운반선이 돌아오면 어시장의 밤은 환하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마치 고등어가 하늘에서 쏟아지듯, 텅 비었던 바닥이 순식간에 은빛으로 빛나는 푸른 고등어로 가득해지고 신선함을 잃기 전에 분류 작업을 마쳐야 하는 사람들의 손은 분주하기만 합니다. 선명한 청색의 얼룩무늬, 반짝이는 은백색의 배, 선명한 눈동자 어쩌면 조금 날렵해 보이는 이 녀석들이 우리 바다를 누비는 참고등어입니다.
100톤이 넘는 대형선망어선에서 쉴 새 없이 생선이 쏟아지고 고등어와 같은 어망에 들었던 방어, 삼치, 풀치, 오징어 등이 같은 것들 또한 가지런히 줄을 세우고 몸값을 매길 준비에 들어갑니다. 새벽 5시, 차가운 공기를 가르고 경매를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지면 눈 여겨 본 고등어를 차지하기 위한 조용한 전쟁이 시작됩니다.
우리나라 제주 연안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대부분 참고등어입니다. 간혹 망치고등어(점고등어)도 보이지만 찬바람이 부는 9월부터 2월까지 잡히는 참고등어를 으뜸으로 친다지요. 노르웨이 연안에서 잡히는 대서양고등어보다 몸집이 날렵하고 무늬가 자잘하며 배의 색이 더 은빛을 띕니다.
취향도 입맛도 가지각색이니 무엇이 으뜸이다 말 할 수는 없지만 가을에 만나는 참고등어는 적당히 기름지면서도 담백한 맛이 좋아 회로 먹기 그만입니다. 묵직하고 풍부한 맛이 좋은 대서양 고등어는 구이로 먹었을 때 좀더 부드러운 맛을 가집니다. 특히 적당히 기름을 빼고 구운 석쇠구이는 대서양 고등어를 먹기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등어 분류 작업을 마치고 퇴근하시는 어머니들을 따라 감천마을을 찾았습니다.
“줄집이라켔어요. 부엌이랑 방을 이어 만들어 놓고 또 한 집이 이사를 오면 고 옆에다 또 이어서 부엌이랑 방을 만들어 붙이고. 지붕이 쭉 이어져 있는기라. 그래 한 줄이 다 차믄 아래에 터를 닦아서 또 쭉 이어서 집을 짓고. 그러니까 아랫집 옥상이 윗집 마당인기라. 계단식이지.”
“줄집이라켔어요. 부엌이랑 방을 이어 만들어 놓고 또 한 집이 이사를 오면 고 옆에다 또 이어서 부엌이랑 방을 만들어 붙이고. 지붕이 쭉 이어져 있는기라. 그래 한 줄이 다 차믄 아래에 터를 닦아서 또 쭉 이어서 집을 짓고. 그러니까 아랫집 옥상이 윗집 마당인기라. 계단식이지.”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고등어회, 물회, 구이, 조림, 찌개, 추탕… 웬만한 고등어 음식은 다 접해 보았을 터,
5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어시장 근처를 떠나본 적 없는 분들이라시니 흔히 알고 있는 고등어 음식이 아닌 다른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기대감에 부풀었던 기억입니다.
“고등어를 소금 독에 박아 놓고 일년 내 무따꼬. 그것도 우리 상에는 올라오지도 않았다. 어른들 드시고 남은 거 그거 한 조각이라도 먹으면 얼마나 맛있었는지. 지금은 짜바서 입에 대지도 못할 맛인데.”
“고등어를 소금 독에 박아 놓고 일년 내 무따꼬. 그것도 우리 상에는 올라오지도 않았다. 어른들 드시고 남은 거 그거 한 조각이라도 먹으면 얼마나 맛있었는지. 지금은 짜바서 입에 대지도 못할 맛인데.”
“배에서는 고등어를 널어놓고 말려서 먹었다꼬. 차가운 바닷바람에 말려서 가끔 아버지가 들고 오시곤 했는데 연탄불이라도 피워서 굽는 날에는 온동네가 다 알았지. 고등어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잖아. 비릿하니 구수한 그 냄새가 동네 사람들 다 모았지 뭐.”
“배에서는 고등어를 널어놓고 말려서 먹었다꼬. 차가운 바닷바람에 말려서 가끔 아버지가 들고 오시곤 했는데 연탄불이라도 피워서 굽는 날에는 온동네가 다 알았지. 고등어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잖아. 비릿하니 구수한 그 냄새가 동네 사람들 다 모았지 뭐.”
그날 만났던 고등어 음식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건고등어찜입니다. 입안을 꽉 채운 비릿한 맛에 쫀득한 식감을 잊을 수가 없는데요. 배에서 말려 맛보여 주셨던 그 맛과 비교할 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인터넷에서도 심심찮게 구할 수 있다니 저도 조만간 구입을 해야겠습니다.
탁주 한잔에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고 고등어 한 손 손에 들고 계단을 오르는 아버지의 모습, 새벽 작업을 마치고 왁자지껄 모여 아침밥에 소주 한 잔 기울이던 공동어시장 분들의 모습, 손님이 찾아왔다고 고등어 탕탕 다져 국 끓여 주시던 어머니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조만간 그리운 비린내의 추억을 좇아 고등어를 만나러, 어시장의 그분들을 만나러 부산엘 가야겠습니다.
글&그림 by 음식탐험가 장민영
Stoofperen
안녕하세요, 아워플래닛의 네덜란드 특파원 안소연입니다! 😊
어느 덧 날씨는 제법 많이 쌀쌀해지고, 길에는 흩날리는 낙엽들이 넘쳐나는 가을이 되었습니다. 제가 있는 네덜란드는 일주일에 4일 이상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중입니다. 이 계절, 네덜란드에서 즐겨 먹는 새콤달콤한 디저트가 있는데요. 바로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9월부터 자라는 ‘배’ 를 이용한 Stoofperen(스토프페어른) 입니다.
친구네 할머니께서 항상 이 맘때쯤 만들어 주시는 스토프레어른은 집에 갈 때마다, 저녁 후 생크림이랑 함께 먹거나 데펴서 따듯하게 먹으면 배 3개정도는 뚝딱입니다. 한국의 음식 문화에 빗대어 느낌을 표현하자면,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 혹은 겨울에 마시는 따뜻한 어묵 국물처럼, 향수를 불러줄 수 있는 음식입니다. (: 개인적으로 저의 가을 겨울 노스탤지어 음식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stoofperen’을 만드는 배는 과연 어떤 것일까요?
현재는 다양한 배가 시중에 많이 나와있지만, 스토프페어른에 사용되는 이 배는 Gieser Wildeman 란 과일 이름으론 믿을 수 없는 이름을 가지고있으며😂
(Mr.Wildeman에 의해 육종되어, 1850년경에 판매되었습니다. 현재 네덜란드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조림(요리) 배’ 품종으로) 요리하기에 적합한 배입니다. 이 배는 요리를 하기 전에는 돌처럼 단단하지만 요리를 하게되면 두 배의 맛을 선사하는 작은 갈색/노란색의 배입니다. 그 단단한 성질 덕분에 요리를 하여도 배의 모양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스토프페어른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마 모든 가정들이 그들만의 레시피를 가지고 있을텐데, 제 친구의 어머니의 레시피를 빌려서 알려드리자면!
재료
4~5개 Gieser Wildeman 배
150gr 설탕
시나몬 스틱
250gr 물
물과 같은 양의 레드와인 혹은 베리 쥬스
만드는 법
한국에서Gieser Wildeman과 같은 배를 찾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금 덜 무른 배로 만들어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여러분의 이 계절 노스탤지아 음식이 뭔지 궁금합니다. 아워플래닛 메일로 여러분의 이 계절 소중한 추억이 담긴 음식들을 알려주세용!! 💬
글&그림 by 디자이너 안소연
Book of the Month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는 댄 바버(Dan Barber)는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독자적인 철학을 가지고 오랫동안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 : 농장에서 식탁으로)’ 운동을 이끌어 온 요리사입니다. 요리사, 그것도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요리사가 바라는 우리 식탁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저자는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식습관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제 3의 식탁’ 을 제안하면서이는 훌륭한 농사와 훌륭한 요리가 만나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합니다.
‘토양’, ‘대지’, ‘바다’, ‘종자’ 등 크게 4부로 구성된 이 책애서 저자는 재료 궁극의 맛을 찾는 여정에서 어떻게 재료의 이상을 바라보게 되었는지, 재료의 맛은 그 배경이 되는 자연에서 나온다는 당연한 논리를 재확인하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생산자’ 라는 이웃과 행동을 이어갈 공동체로 의식이 확장되어 간 과정을 들려줍니다.
자연에 대한 존중을 토대로 한 우리 식탁의 미래는 결국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세상의 미래상과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 책을 통해 이제 우리의 식탁 위에 무엇을 어떻게 올려놓아야 할 지에 대한 하나의 답을 얻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05 Nov 2021
VOl.11
Vegan for Our Planet!
아워플래닛은 식탁 위의 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식탁 위에 계절을 올린다는 것은 자연의 시간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며 과도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농법으로부터 멀어지는 효과를 가지구요. 식탁 위에 우리 땅에서 나는 로컬의 맛을 차린다는 것은 이 땅에서 오랜 시간 자연스럽게 스며든 시간의 맛을 잇고 그 음식과 식재료에 깃든 이야기를 이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것은 꽤 괜찮은 덤이구요. 😊
지구를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채식을 늘여가는 것입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축산업이 가져온 피해는 실로 엄청납니다. 소의 방귀와 트림이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축산업에서 사용하는 담수의 양은 인간이 사용하는 양의 몇 곱절이 넘는 양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는 내버려 두고서라도 채식은 계절의 맛과 지역의 맛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지요. 여러분의 다양한 채식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조만간 환경재단과 함께하는 #다채로운식탁캠페인에서 이 이야기, 이어가 볼게요!
FOR EARTH, FOR US!
11월 첫째 주의 플래닛뉴스
“한국인의 밥상에 고등어가 빠질 수 있습니까!”
몇 년이 지났지만 전화기 너머 호탕히 울리던 수협장님의 목소리가 여전히 생생합니다.
제주 앞바다에서 고등어를 실은 운반선이 돌아오면 어시장의 밤은 환하게 빛나기 시작합니다.
마치 고등어가 하늘에서 쏟아지듯, 텅 비었던 바닥이 순식간에 은빛으로 빛나는 푸른 고등어로 가득해지고 신선함을 잃기 전에 분류 작업을 마쳐야 하는 사람들의 손은 분주하기만 합니다.
선명한 청색의 얼룩무늬, 반짝이는 은백색의 배, 선명한 눈동자
어쩌면 조금 날렵해 보이는 이 녀석들이 우리 바다를 누비는 참고등어입니다.
100톤이 넘는 대형선망어선에서 쉴 새 없이 생선이 쏟아지고 고등어와 같은 어망에 들었던 방어, 삼치, 풀치, 오징어 등이 같은 것들 또한 가지런히 줄을 세우고 몸값을 매길 준비에 들어갑니다. 새벽 5시, 차가운 공기를 가르고 경매를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지면 눈 여겨 본 고등어를 차지하기 위한 조용한 전쟁이 시작됩니다.
우리나라 제주 연안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대부분 참고등어입니다.
간혹 망치고등어(점고등어)도 보이지만 찬바람이 부는 9월부터 2월까지 잡히는 참고등어를 으뜸으로 친다지요. 노르웨이 연안에서 잡히는 대서양고등어보다 몸집이 날렵하고 무늬가 자잘하며 배의 색이 더 은빛을 띕니다.
취향도 입맛도 가지각색이니 무엇이 으뜸이다 말 할 수는 없지만 가을에 만나는 참고등어는 적당히 기름지면서도 담백한 맛이 좋아 회로 먹기 그만입니다. 묵직하고 풍부한 맛이 좋은 대서양 고등어는 구이로 먹었을 때 좀더 부드러운 맛을 가집니다. 특히 적당히 기름을 빼고 구운 석쇠구이는 대서양 고등어를 먹기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등어 분류 작업을 마치고 퇴근하시는 어머니들을 따라 감천마을을 찾았습니다.
“줄집이라켔어요. 부엌이랑 방을 이어 만들어 놓고 또 한 집이 이사를 오면 고 옆에다 또 이어서 부엌이랑 방을 만들어 붙이고. 지붕이 쭉 이어져 있는기라. 그래 한 줄이 다 차믄 아래에 터를 닦아서 또 쭉 이어서 집을 짓고. 그러니까 아랫집 옥상이 윗집 마당인기라. 계단식이지.”
“줄집이라켔어요. 부엌이랑 방을 이어 만들어 놓고 또 한 집이 이사를 오면 고 옆에다 또 이어서 부엌이랑 방을 만들어 붙이고. 지붕이 쭉 이어져 있는기라. 그래 한 줄이 다 차믄 아래에 터를 닦아서 또 쭉 이어서 집을 짓고. 그러니까 아랫집 옥상이 윗집 마당인기라. 계단식이지.”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고등어회, 물회, 구이, 조림, 찌개, 추탕… 웬만한 고등어 음식은 다 접해 보았을 터,
5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어시장 근처를 떠나본 적 없는 분들이라시니 흔히 알고 있는 고등어 음식이 아닌 다른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기대감에 부풀었던 기억입니다.
“고등어를 소금 독에 박아 놓고 일년 내 무따꼬. 그것도 우리 상에는 올라오지도 않았다. 어른들 드시고 남은 거 그거 한 조각이라도 먹으면 얼마나 맛있었는지. 지금은 짜바서 입에 대지도 못할 맛인데.”
“고등어를 소금 독에 박아 놓고 일년 내 무따꼬. 그것도 우리 상에는 올라오지도 않았다. 어른들 드시고 남은 거 그거 한 조각이라도 먹으면 얼마나 맛있었는지. 지금은 짜바서 입에 대지도 못할 맛인데.”
“배에서는 고등어를 널어놓고 말려서 먹었다꼬. 차가운 바닷바람에 말려서 가끔 아버지가 들고 오시곤 했는데 연탄불이라도 피워서 굽는 날에는 온동네가 다 알았지. 고등어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잖아. 비릿하니 구수한 그 냄새가 동네 사람들 다 모았지 뭐.”
“배에서는 고등어를 널어놓고 말려서 먹었다꼬. 차가운 바닷바람에 말려서 가끔 아버지가 들고 오시곤 했는데 연탄불이라도 피워서 굽는 날에는 온동네가 다 알았지. 고등어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잖아. 비릿하니 구수한 그 냄새가 동네 사람들 다 모았지 뭐.”
그날 만났던 고등어 음식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건고등어찜입니다. 입안을 꽉 채운 비릿한 맛에 쫀득한 식감을 잊을 수가 없는데요. 배에서 말려 맛보여 주셨던 그 맛과 비교할 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인터넷에서도 심심찮게 구할 수 있다니 저도 조만간 구입을 해야겠습니다.
탁주 한잔에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고 고등어 한 손 손에 들고 계단을 오르는 아버지의 모습, 새벽 작업을 마치고 왁자지껄 모여 아침밥에 소주 한 잔 기울이던 공동어시장 분들의 모습, 손님이 찾아왔다고 고등어 탕탕 다져 국 끓여 주시던 어머니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조만간 그리운 비린내의 추억을 좇아 고등어를 만나러, 어시장의 그분들을 만나러 부산엘 가야겠습니다.
글&그림 by 음식탐험가 장민영
안녕하세요, 아워플래닛의 네덜란드 특파원 안소연입니다! 😊
어느 덧 날씨는 제법 많이 쌀쌀해지고, 길에는 흩날리는 낙엽들이 넘쳐나는 가을이 되었습니다. 제가 있는 네덜란드는 일주일에 4일 이상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중입니다. 이 계절, 네덜란드에서 즐겨 먹는 새콤달콤한 디저트가 있는데요. 바로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9월부터 자라는 ‘배’ 를 이용한 Stoofperen(스토프페어른) 입니다.
친구네 할머니께서 항상 이 맘때쯤 만들어 주시는 스토프레어른은 집에 갈 때마다, 저녁 후 생크림이랑 함께 먹거나 데펴서 따듯하게 먹으면 배 3개정도는 뚝딱입니다. 한국의 음식 문화에 빗대어 느낌을 표현하자면,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을 혹은 겨울에 마시는 따뜻한 어묵 국물처럼, 향수를 불러줄 수 있는 음식입니다. (: 개인적으로 저의 가을 겨울 노스탤지어 음식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stoofperen’을 만드는 배는 과연 어떤 것일까요?
현재는 다양한 배가 시중에 많이 나와있지만, 스토프페어른에 사용되는 이 배는 Gieser Wildeman 란 과일 이름으론 믿을 수 없는 이름을 가지고있으며😂(Mr.Wildeman에 의해 육종되어, 1850년경에 판매되었습니다. 현재 네덜란드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조림(요리) 배’ 품종으로) 요리하기에 적합한 배입니다. 이 배는 요리를 하기 전에는 돌처럼 단단하지만 요리를 하게되면 두 배의 맛을 선사하는 작은 갈색/노란색의 배입니다. 그 단단한 성질 덕분에 요리를 하여도 배의 모양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스토프페어른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마 모든 가정들이 그들만의 레시피를 가지고 있을텐데, 제 친구의 어머니의 레시피를 빌려서 알려드리자면!
재료
4~5개 Gieser Wildeman 배
150gr 설탕
시나몬 스틱
250gr 물
물과 같은 양의 레드와인 혹은 베리 쥬스
만드는 법
배의 껍질을 벗기고 4조각으로 자릅니다.
물과, 와인, 설탕 그리고 시나몬 스틱을 함께 팬에 넣고 30~45분 정도 끓입니다. (거품이 나면서 끓기 시작하면 얕은 불로 끓여주세요.)
배의 색이 빨갛게 변하고, 부드러워지면 거의 다 되었어요.
배를 꺼내고, 소스(국물)만을 조금 졸입니다.
접시에 소스를 붓고 기호에 따라 생크림을 얹어서 드세용!
*만들고 2주정도 보관가능합니다.
한국에서Gieser Wildeman과 같은 배를 찾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금 덜 무른 배로 만들어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여러분의 이 계절 노스탤지아 음식이 뭔지 궁금합니다. 아워플래닛 메일로 여러분의 이 계절 소중한 추억이 담긴 음식들을 알려주세용!! 💬
글&그림 by 디자이너 안소연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는 댄 바버(Dan Barber)는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독자적인 철학을 가지고 오랫동안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 : 농장에서 식탁으로)’ 운동을 이끌어 온 요리사입니다. 요리사, 그것도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요리사가 바라는 우리 식탁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저자는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식습관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제 3의 식탁’ 을 제안하면서이는 훌륭한 농사와 훌륭한 요리가 만나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합니다.
‘토양’, ‘대지’, ‘바다’, ‘종자’ 등 크게 4부로 구성된 이 책애서 저자는 재료 궁극의 맛을 찾는 여정에서 어떻게 재료의 이상을 바라보게 되었는지, 재료의 맛은 그 배경이 되는 자연에서 나온다는 당연한 논리를 재확인하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생산자’ 라는 이웃과 행동을 이어갈 공동체로 의식이 확장되어 간 과정을 들려줍니다.
자연에 대한 존중을 토대로 한 우리 식탁의 미래는 결국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세상의 미래상과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 책을 통해 이제 우리의 식탁 위에 무엇을 어떻게 올려놓아야 할 지에 대한 하나의 답을 얻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